비가 오면 바람이 동반되던데
오늘 비가 내리고 있는데 방풍림의 끝이
하늘을 향해 경건하다
미세한 떨림도 없이
꼿꼿한 자세를 보여 준다
비는 지난밤부터 지속적으로 내려
땅을 축축하게 적셔 놓고 있다
곳곳에 웅덩이도 만들어 놓고 있다
그런데 그 웅덩이는 너무도 고요하다
비와 바람의 관계가 이리 인연을 줄일 줄
짐작도 못했다
꼭 구름을 이불 삼아 우주에 안겨 있는 듯한
기이한 느낌을 받는다
비가 오면 늘 바람이 동반되던데
오늘 비는 너무 착하다
꽃과 씨앗들이 몸을 추스르며
따뜻하고 조화로운 세상을 열 듯하다
계절이 제대로 노랠 부를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