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이 비록 차가울 지라도

by 이성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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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가운 바람이 아침을 관통하고 있다

길을 나서는 사람들의 어깨에

바람은 무거운 마음 하나를 올려놓는다

오늘 가는 길이 조금은 평안하고 형통하기를

두 손 모으는 행위로 길을 나서나

어디로 이끌지는 아무도 모른다

그냥 가보는 일이다

하지만 가지 않는 것보다는 가는 것이 낫다

어깨가 고정되어 있는 것보다는

내려앉을 지라도 움직이는 게 낫다

바람은 우리들의 마음속에 돌을 하나씩 심는다

그 돌을 자잘하게 부수는 일은 각자의 몫이다

돌이 부드러운 흙이 될 때

그 속에서 꽃도 피고 열매도 딸 수 있을 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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