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다듬어진 길 위에 서면
그냥 그 길로 쭉 갈 듯하다
몸을 빼기 어려운 가시밭길도 있고
혼란스러운 미로도 있는데
그것은 생각도 안 하는 듯하다
선인들이 다양한 길들을 찾으며
많은 길을 만들어 놓았다
잘못된 길도, 설음의 길도
의도하진 않았지만 만들어 놓았다
그것도 생각은 안 하는 듯하다
시간이 흐르면 길들은 자꾸 지워지는 듯
누구에게는 그렇게 선명하게 보이는 길이건만
사람들은 구태여 그 길을 보려 하지 않고
없는 길, 가지 않은 길을 자꾸
걸어가려고 한다
지나고 나면 잘 닦여진 길이
가장 쉬운 길이었음을
뼈가 아프도록 느낄 것인데
길을 갈 때는 그것들이 보이지 않고
위의 나무만 자꾸 보이는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