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하루는 집에서 살겠다.

by 이성진

오늘도 집에 있을 거다. 창문에서 거리를 바라보는 시간을 가질 게다. 어찌 안네가 가슴 졸이면서 창문을 통해 거리를 바라보던 모습이 떠오른다. 바이러스가 분명 독일군들은 아닐 텐데. 밖에 나가는 것이 어려운 것은 안네나 나나 마찬가지다. 심리적인 동요도 마찬가지다. 오히려 눈에 보이지 않는 바이러스의 공격이 어디까지 와 있는지 <힘겨움은 더할 수도 있는 게 아니랴> 하는 마음도 된다.


토요일인데, 기온은 차갑지만 날씨는 청명하고, 두둑한 차림을 한다면 거리가 한결 밝은 빛으로 다가올 듯한데 사양하고 있다. 아예 미연에 미련을 없애고 있다. 그리고 나니 남은 것은 화면과 책뿐이다. 화면은 조금만 보면 지친다. 책은 아무리 보아도 지치진 않는다. 하지만 책은 눈의 성능 때문에 많이 볼 수가 없다. 그만큼 능력이 떨어져 있다.


오늘은 이렇게 저렇게 시간을 만들어 책과 함께할 생각이다. <작가들의 정원>을 읽고 있다. 정원이 얼마나 예술가들에게 자료의 보고인가를 여실히 느낀다. 이 책을 통해 나도 마음의 정원을 가꾸어야 하겠다. 그곳에서 샘물을 길어 올리듯 내 언어의 날개를 만들어 봐야 하겠다. 정원, 예술인들의 마음의 고향, 그 고향에 나도 가보고 싶다. 향수를 가득히 안고 책을 펼치고 있다. 오늘은 그렇게 창문을 보고, TV를 보고, 책을 읽으며 하루를 지켜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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