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여 년의 기억 (사벌 왕조)

by 이성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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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길의 유장함을 바라보면서

천여 년의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 본다


한 때는 이곳에도 신을 내세우는 자들이 살고 있었고

그들은 이 강물을 장악했다


헐벗은 숱한 사람들이

그들의 칼과 화살을 받으면서 물가에 서고

아프게 공격을 받으면서, 목숨을 빼앗기면서

아이들을 내어주면서, 심장까지 내어주었다


이제 칼을 든 그들이나, 끌려간 아이들이나

모두가 모래 되어 이곳에 잔잔하게 박혀 있는데

물은 그 모든 것을 지키며 아무 말 없이 흐르고 있다

이제 물을 바라보는 자들이 떠나도 그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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