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해를 보내면서 주어진 시간
폰에 울리는 벨소리를 들으며
아무것도, 어디에도 할 수 없고 갈 수 없다는
막막함이 돌담길을 떠올리게 했다
이 시원한 길이 위로가 되어
내 마음을 만질 수 있는 언어를 만날 수 있음에
발걸음을 옮겨 거닐어 보았다
그 길은 축복의 길이었다
그 길은 행운의 길이었다
그 길은 만남을 만들어 주었다
그 길은 이음을 가지게 해 주었다.
숱한 어려운 걸음을 달려오며 주어진 시간
바이러스가 가까이 다가와
이제 어디에 가지 못할 지라도
어느 누구를 만날 수 없을지라도
마음을 다스리고 내 손을 잡아
이 집에서도 넉넉해질 수 있겠다
내 마음을 만질 수 있는 언어를 찾으며
책의 숲에 머물 수 있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