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

by 이성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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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날의 이미지다

이때만 하더라도 내가 주장이 되어 산에 갔다

이제 산에 오른다는 것이 마음에 오지 않는데

산을 잊어버리고 있었는데

이 바람 드센 겨울에 하는 내 마음엔

산을 아득한 물 건너에나 있는 것이었다

그런데 새로운 해를 시작하는 1월 1일에

산의 정상에 서 있어야 하지 않나 하는 소리가

옆에서 들려온다

저 길을 1월 1일 걸어 올라가자고

딸아이가 이야기를 한다

그렇게 산에 가기 싫어했던 아이였다

순간 뭔가 둔중한 무엇으로 눌린 듯한 느낌이

온몸을 훑고 지나갔다

난 코로나도 그렇고 연휴 동안 어디 간다는 생각이 없었기에

그 소리를 듣고 움찔했던 듯하다

식구들이 원하면 산에 올라갈 게다

새로운 바람과 새로운 나뭇잎의 소리를 들을 게다

하지만 주장이 되지 않으니 마음의 무게는 있다

책임감은 줄어드는 반면에 몸이 둔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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