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의 마지막 날, 지금까지 분주하게 시간을 보내다가 이제 혼자가 된 조용한 시간이다. 차량을 점검하고, 마트에 들리고, 은행에 갔다 오고, 추위 속에서 분주하게 움직이고, 저녁 식사를 한다고 가족들과 오랜 시간 잡담하고 이제 혼자가 되었다. 각자가 자신의 방에 들어가고 나도 서재에 들어와 있다. 책들이 가득한 공간, 내가 지니는 공간, 서재라 할 것도 없이 지금 내가 혼자서 머물고 있는 공간이다.
이 시간 참 생각이 많다. 지난 1년의 시간들이 명멸하고, 내가 행했던 일들이 떠오르고, 만났던 사람들, 보았던 자연들, 머물렀던 공간들, 잡혔던 시간들이 스친다. 그 가운데 가장 중심이 되는 것은 뭐니 해도 바이러스로 인해서 파생되는 일들이다. 갈 곳에 가지 못하는 일이 생겼다. 해야 할 일을 하지 못하게 되기도 했다. 방법을 바꾸어 일을 하기도 했다. 고향은 어른들이 오지 말라고 해서 아예 발길을 끊었다. 그런 시간이 1년이 흘렀다.
정말 이렇게도 살아지는구나 하는 생각을 많이 하는 시간이다. 지난 시간들에는 사람들을 만나지 않으면 삶이 되지 않고, 오프라인의 만남이 없다면 생활이 아니라는 생각이 지배적이었다. 그런데 그런 시간들이 사라지면서 이렇게도 살아지는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된 것이다. 덕분에 책을 많이 읽었다. 리뷰도 많이 썼다. 온라인 소통도 많이 했다. 이렇게도 삶이 되는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되는 시간도 가졌다.
온라인, 오프라인이 적당하게 조화된 생활이 가장 바람직하다. 조화, 어느 한 곳에 치우치지 않는 삶이 중용의 삶이 될 것이고, 바른 길이 될 것이다. 이성과 감성도 마찬가지다. 이성적인 바탕 위에 감성이 적절하게 활용될 때, 기꺼운 삶이 될 것이다. 이제 새로운 해는 여건이 치우친 삶에서 벗어나 조화로운 삶이 될 수 있도록 형성되었으면 좋겠다. 그렇게 되기 위해서 우리 모두 마음을 다하는 삶이 되어야 하겠다. 이타적인 삶을 생각해야 하겠다. 내일 떠오르는 해는 희망의 빛이 되길 소망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