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젠가 어린아이들의 문예 작품을 보다가
산 위에서 내려다본 아파트를 성냥곽에 비유해 표현한 것을 보고
상큼함에 놀았던 기억이 있다
낙엽을 가지고 어느 시인이
폴란드 망명정부의 지폐라고 표현한 것을 보고
서늘함에 놀랐던 기억이 있다
요즘의 우리 하늘이 너무 높고 푸르러
그 속에 푹 빠져 헤엄을 치고 싶은 마음에 손을 휘젓다가
손에 걸리는 것이 없음을 보고 놀랐던 적이 있다
거리에 바람만 자기들끼리 놀고
사람들이 어디에 갔는지 보이지 않음을 보고
경이롭게 생각하며 놀란 적이 있다
바람은 자꾸만 자꾸만 지구를 휘젓고 다니는데
사람들은 그것을 언어에나 담으며 비틀거리고 있다
생명은 어디에서나 어느 시간에나
찾는 자들의 어깨에 내려앉을 것이라고 내 마음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