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머물고 있는 방은
정오가 지나면 햇볕이 몰려온다.
그리고 오후 내내 방 안에서 내 물건들과 어울려 논다
내는 그 물상들 중 하나다
가끔씩 비우기도 하고
함께 오후 시간을 보내기도 한다
햇볕이 곁에 머물면 겨울철 양지바른 곳에 있는 듯
바닥에 불의 기운이 없어도
그리 포근하다
양지바른 골목길의 느낌을 제대로 느낄 수 있다
오늘은 토요일, 휴일이다
식구들이 각자 방을 차지하고 있고
거실은 가능하면 머물지 않는 공간으로 확인된다.
TV를 보지 않는다는 말이다.
내가 머물고 있는 방, 햇살이 아늑함을 가져다주는 방
그 방에 있으면 오수에 빠질 게다
잠시 눈을 붙이고 일어나면 오후 활동이 가능할 것인데
밖에 나가는 것은 아무리 생각해도 무리인 듯하다
차가운 날, 햇살이 고스란히 머무는 방안에
있을 수 있다는 게 행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