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일홍 사진

by 이성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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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에서 가져왔습니다. 자자체에서 유휴지를 사용해 화원을 가꾸고, 아무 이용 가치가 없었던 땅에 사람들이 몰려오게 했던 공간입니다. 백일홍이 가득히 피어 있는 이 공간, 지나가다가 내리지 않을 수 없어 차를 도로변에 세웠던 곳입니다. 차를 세워 두고, 코로나를 걱정하면서 마스크를 급히 찾았던 기억이 납니다.


꽃 사이를 누비벼, 참 행복했습니다. 이런 공간이 있다는 것이 바로 힐링을 하게 만드는 일이 아닌가 생각했습니다. 시의 배려가 마음에 따뜻하게 다가드는 시간이었습니다. 꽃들과 함께하는 한두 시간이 금방 지나가 버리고, 아쉬워하면서 차에 올랐던 기억이 있습니다. 어둠은 조금도 없는 선명한 빛의 시간이었습니다. 채색된 색상들이 영혼까지 아름답게 만들고 있는 듯했습니다.


물론 지금은 허허벌판이 되어 있습니다. 지금도 이곳을 지나가면 마음에서 이 사진을 떠올리며 감사해합니다. 이렇게 사진으로 남아 있다는 게 얼마나 복된 일인지요. 지금도 사진을 보면 그때의 느낌이 생생하게 살아납니다. 백일홍 한 송이를 손에 들고 서로를 바라보던 눈빛까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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