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중 가장 차가운 날씨가 되는 시간인데, 지금의 밖 온도가 8도를 가리키고 있다. 이것, 뭐가 잘못되어도 많이 잘못된 듯하다. 1년 중 가장 추위가 절정에 있어야 할 때, 하루 중 기온이 가장 낮아야 할 때 영상 8도를 나타낸다는 것은 위험 신호다. 겨울은 겨울다워야 하는데, 전혀 겨울답지 않다.
겨울이 겨울다워야 자연이 질서를 회복한다. 죽을 바이러스들은 좀 죽고, 모든 질서가 용해되어 회복된다. 그런데 겨울이 겨울답지 않아 용해될 토대를 마련하지 못하고 있다. 아직은 조금 더 추워도 될 듯하다. 아직은 꽃들이 바람을 그리워해서는 안 된다. 아직은 비보다는 눈이 내려야 한다. 아직은 꽃눈들이 솜털 속에서 겨울잠을 자는 짐승들처럼 동면해야 한다.
겨울이 겨울답지 않은 오늘, 무척이나 마음이 상그럽다. 방엔 오랜 시간 난방을 했는지, 바닥에 앉아 있기가 힘이 든다. 그러니 자연적, 인위적으로 이 시간이 많이 질서를 벗어나 있는 듯하다. 모든 일들이 섭리에 따라 흘러가거늘, 인간이 가진 힘이 그 얼마이랴. 나는 오늘도 나를 비우는 일을 한다. 그것만이 내가 할 수 있는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