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호산성에 올라 바라본다
그날의 전투가 치열했던 공간들을
강을 끼고 건너 바라본 산들이
모두 격전지다.
고지마다 사연이 어려
핏빛 울음이 함께하고 있다.
한 작은 봉우리에는 미군 약 50 명이
중요한 고지라, 적이 내려오는 길목을 차단하기 위해
지키고 있었다
그곳으로 북한군이 몰려온다고 하는 소식이 있었다
그런데 한국군이 또 지원한다는 연락도 받았다
한 부대가 올라오는데, 지원군인 줄 알고 기다리다가
10m 전에 와서야 적인 줄 알아, 대응할 시간을 잃었다
그래서 모두 잡혀 참혹한 일을 당했다
어떤 고지는 하루에서 서너 번씩 주인이 바뀌었다
밤에 하는 백병전은 머릴 만져보고 피아를 구분했다
얼마나 치열했겠는가
그 현장의 이야기들이 새겨진 산성,
그곳에 올라 과거를 기억해 보고 있다.
70여 년 전의 그들의 나누었던
모든 것을 알 강물은 처연히 흐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