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시인이 노래한 담쟁이를 읽은 적이 있다
벽이 앞에 놓여 있는데,
아무것도 할 수 없는 벽이 앞에 놓여 있는데
뿌리 하나 놓을 수 있는 공간이 없는데
척박한 그 길을 외롭게 혼자 기어올라
결국 그 벽을 넘는다는 얘기였던 것으로 안다
거대한 벽이었을 것인데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아득한 벽이었을 것인데
담쟁이는 묵묵히 그 벽을 기어오르며
새로운 세상을 꿈꾼다
어느 시인이 말했지 않더라도
담쟁이는 숙명처럼 그 길을 갈 것이다.
우리도 아마 담쟁이처럼 이 세상을 걷기를
마음 다짐하면서 바라볼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