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쟁이

by 이성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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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시인이 노래한 담쟁이를 읽은 적이 있다

벽이 앞에 놓여 있는데,

아무것도 할 수 없는 벽이 앞에 놓여 있는데

뿌리 하나 놓을 수 있는 공간이 없는데

척박한 그 길을 외롭게 혼자 기어올라

결국 그 벽을 넘는다는 얘기였던 것으로 안다

거대한 벽이었을 것인데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아득한 벽이었을 것인데

담쟁이는 묵묵히 그 벽을 기어오르며

새로운 세상을 꿈꾼다

어느 시인이 말했지 않더라도

담쟁이는 숙명처럼 그 길을 갈 것이다.

우리도 아마 담쟁이처럼 이 세상을 걷기를

마음 다짐하면서 바라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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