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의 일상

by 이성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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귓가에 토닥이는 빗소리가 들립니다

그 소리에는 향기가 납니다

흙냄새 같은 구수한 냄새가 들리기도 하고

아름다운 민요의 가락 같은 소리가 느껴지기도 합니다

귀한 소리를 들으면서

유년의 기억 속에 빠져들어가 봅니다

참 배가 고팠던 시간도 있었습니다

하루 해가 얼마나 길던지요

친구들과 잠자리를 잡으면서 놀고

강에 가서 멱도 감고, 그래서 집에 돌아왔으나

해는 중천에 떠있습니다

어머니는 밥을 줄 것을 생각도 하지 않습니다

과일을 하나 따먹어 봅니다

양에 차지를 않습니다

유년은 그렇게 하루가 길었습니다

이제 빗소리를 듣고 있는 시간, 하루가 얼마나 빠른지요

아침 먹었는데 도 점심을 먹어야 하고 점심을 먹어 배가 부른데

저녁을 먹어야 합니다

하루가 너무 짧습니다

이런 때 기억 속에 들어가는 일은 너무나 행복합니다

시간을 빨리 흐르게 만드는데 일조하겠지만요

부엌에선 벌써 구수한 소리가 들려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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