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9년만의 육아휴직
이번 주말은 친정 엄마 생신이다. 이 소식을 막내(7세)에게 전하고, 이런 대화를 했다.
막내 : 그럼 나 또 편지 써?
※ 한글을 이제 막 배우기 시작한 막내는, 지난 주에 친할머니에게 생애 최초 자필 편지를 씀, "할머니 옷이랑 바지 많이 사주셔서 감사합니다."
나 : 어 써야지. 또 이쁜 편지 써야지.
막내 : 아이.. 뭐 쓰지?... 근데 할아버지는 가면 막 사달라는 거 다 사줘.
나 : 너는 태어나서 할머니가 계속 먹이고 입히고 길러줬는데 뭐 사주는 것만 고마워?
막내 : 아니 그게 아니고. 근데 할머니가 나 태어날 때부터 길렀어? 몇년 길렀어?
나 : 칠년 길렀지. 누나 태어날 때 부터 길렀으니 십일년 길렀지.
막내 : 할머니가 엄마도 길렀어?
나 : 그치.
막내 : 엄마는 몇살이지?
나 : 엄마 삼십구살.
막내 : (놀라며) 그럼 삼십구년을 기른거네?엄청 오래 길렀네.
나 : 그러네.
막내 : 아 근데 계속은 아니야. 토요일 일요일에는 할머니 집에 갔으니까.
등등.
4번 째 육아휴직을 하고 집에 있은 지 딱 한 달이다. 코로나19 때문에 발이 묶인 지도 한 달이다. 기가막힌 휴직 타이밍이었다고 여러 사람이 생각하고 있다. 뭐니뭐니해도 39년 만에 육아를 쉬는 우리 엄마가 특히 그럴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