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알수토 Mar 18. 2020

네번째 육아휴직

39년만의 육아휴직

이번 주말은 친정 엄마 생신이다. 이 소식을 막내(7세)에게 전하고, 이런 대화를 했다. 


막내 : 그럼 나 또 편지 써?

   ※ 한글을 이제 막 배우기 시작한 막내는, 지난 주에 친할머니에게 생애 최초 자필 편지를 씀, "할머니 옷이랑 바지 많이 사주셔서 감사합니다." 

나 : 어 써야지. 또 이쁜 편지 써야지.

막내 : 아이.. 뭐 쓰지?... 근데 할아버지는 가면 막 사달라는 거 다 사줘.

나 :  너는 태어나서 할머니가 계속 먹이고 입히고 길러줬는데 뭐 사주는 것만 고마워?

막내 :  아니 그게 아니고. 근데 할머니가 나 태어날 때부터 길렀어? 몇년 길렀어?

나 :  칠년 길렀지. 누나 태어날 때 부터 길렀으니 십일년 길렀지.  

막내 :  할머니가 엄마도 길렀어?

나 : 그치. 

막내 : 엄마는 몇살이지? 

나 : 엄마 삼십구살.

막내 : (놀라며) 그럼 삼십구년을 기른거네?엄청 오래 길렀네.  

나 : 그러네.

막내 : 아 근데 계속은 아니야. 토요일 일요일에는 할머니 집에 갔으니까.


등등.


4번 째 육아휴직을 하고 집에 있은 지 딱 한 달이다. 코로나19 때문에 발이 묶인 지도 한 달이다. 기가막힌 휴직 타이밍이었다고 여러 사람이 생각하고 있다. 뭐니뭐니해도 39년 만에 육아를 쉬는 우리 엄마가 특히 그럴 것이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