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니멀리즘 그 후

<어느 겨울의 이야기>

by Jei




내가 그동안 얼마나 내가 서 있는 곳을 벗어나기 위해 발버둥쳐 왔는지 기억한다. 그리고 나는 계획에 서툴렀다.


순간을 모면하고 싶었고 결국 매우 충동적이었다. 그것이 평온을 찾기 위한 이상적인 방법이 아니란 걸 알고는 있었다.


무모했지만 그렇다고 무분별하지는 않다. 하지만 나에 습관은 그것이 스스로 내릴 수 있는 최선의 선택이라 믿게 했다.




덕분에 세상의 많은 것으로부터 짧은 즐거움과 짙은 쓴맛을 경험하였고, 좌절했으며, 또 그만큼 절실히 배우게 된 것이 있다. 본질에 충실한 삶으로 가까이 가기 위해서는 단지 생활을 단순화시키는 것이 아니라 반조를 해야했다.


그 목적을 이루는 데만 집중하지 않고 그것의 목적이 무엇인지 돌이켜 보아야 했다. 나는 행복을 추구하는데 많은 것이 필요하지 않다고 느끼는 나의 직접적 경험을 돌이켜 살펴보며 그것을 실현하기 위해 고질적 습관인 집착하는 마음에서 벗어나기를 정말 간절히 원하게 되었다.




먼저 내가 비움의 가능성을 지식 너머로 받아들일 수 있었던 것은 미니멀리즘을 실천하면서부터였다. 일상 속에 생긴 여백을 통해 평소 누리고 있는 작고 소소한 것들의 소중함도 알아가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부족했다. 나는 보다 유연해지었을지는 모르지만 나의 마음이 어떻게 세상과 관계를 맺는지 들여다보지 못했다.


나는 끊임없이 보다 낳은 행복을 쫓았는데, ‘채우는 일’ 은 멈추었지만 대신에 ‘비우는 일’에 집착하고 있었다. 마음속의 공허함이 어디에서부터 비롯되었는지 이해하지 못했기 때문에 그것에게서 벗어나는 방법만 계속해 모색했던 것이다.




시골로 이사를 가고, 그림을 다시 시작하고, 삭발을 하고 나서도 목적을 이루는 데 집중했다. 그것이 나만의 기준으로 된 작고 소박한 것이더라도 되돌아보았을 때 마음에서 일어나는 작용은 사회에서 물질과 명예를 추구하는 것과 크게 차이가 나지 않았다.


자신 의 덫에 걸려서 허우적대고 있었다. 겉모습은 달랐지만 나라는 사람은 그대로였다.


반복되는 실수 속에서 어렴풋 내 안에 무엇이 잘못되어가고 있는걸 알고는 있었지만 당장에 그것을 생각해 볼 만큼 간절하지 않았다.




결국 큰 실패감을 맛보고 나서야 나를 이해하려고 노력하게 되었다. 수행센터에 들어가서 숨을 바라보고, 일기를 쓰는 일 모두 자신에 대한 인식력을 높이는 과정이었다.


그런 시간은 자신을 객관화시키고 불필요한 습관을 알아차리는 데 도움이 되었다. 머리로 알고 있는 지식을 마음으로도 받아들이고 지혜를 개발시킨다.


뿐만 아니라 자신의 개성적인 정체성을 발견하는 시간이기도 하다. 자신 내면을 진지하게 경청하며 자신을 아끼고 보살핌을 주는 것이다.


그동안 내면의 자신을 돌보는데 소흘히 했던 것을 알아차리며 다시 한번 세상이 요구하는 것이 아닌 지금, 여기에서 확실한 행복을 얻기 위해 필요한 일을 실천해야겠다고 생각이 들었다.





“당신은 편안함과 안정감을 느끼고, 정신적으로도 자유로우며, 다른 사람들의 기대로부터도 자유로울 수 있는 곳에서 살아야 합니다. 진정 당신일 수 있는 곳, 다른 사람을 기쁘게 하기 위해서 인위적으로 말하고 행동할 필요가 없는 그런 곳에서 말입니다.”
<여름에 내린 눈> 우 조티카 사야도





“중요한 것은 나에게 진리인 진리를 찾는 것이며, 나의 생사를 좌우할 수 있는 생각을 발견하는 것이다. (The thing is to find a truth which is true for me, to find the idea for which I can live and die.)”

<일기> 쇠렌 키르케고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