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출가 이야기>
•
지혜가 모자란 어리석은 자들은 그들 자신에게 마치 원수처럼 행동한다.
The foolish ones, of little intelligence, behave to themselves as enemies.
<담마빠다> 일아스님 옮김
•
“그냥 막연히 좋았다. 인도로 떠난 배낭여행이 시작이었다. 전 과정이 고민할 세 없이 순식간에 진행되었다.”
런던에서 대학을 다니던 중 방학동안 한국을 들어가는 대신 다른 것을 하고 싶었다. 인터넷 검색으로 우연히 싼 인도행 비행기표를 발견한다. 그 길로 여행 가이드 책 론리플래닛 인도편을 사 무작정 인도로 떠났다.
여행을 떠나던 여름이 오래된 불교 사원들이 남아있는 북인도 여행의 적기라고 했다. 다람살라에서부터 라다크 지방을 돌며 수 세기 동안 자리하고 있는 티베트 사원들을 돌아보게 되었고, 순회 법회를 하는 달라이라마를 친견하며
“이 모든 일이 일어나게 되었다. 나는 그 전조를 꿰뚫지 못했다. 모든 게 불현듯 찾아 온 것만 같았다. 돌아보니 아득한 저 너머에서부터 시작되었구나.”
라고 생각했지-
•
그 이후로 자연스레 여러 국가의 출가·재가 수행자들을 만났고 불교와의 인연이 시작되었다. 출가에 뜻이 있으나 각자의 이유로 결정을 내리지 못하는 출가 희망자가 그렇듯 한국으로 돌아와 단기 출가도 하고, 사찰의 여름 수련회에 다니고, 재가자 선방도 기웃거렸다.
밖에 사람들을 위한 스님들의 감성적인 법문과 책을 읽었고, 그렇게 절집 문화에 물들어갔다. 먹물색 승복이 멋스러워 보였고, 담백한 사찰음식이 입에 잘 맞는 데다가 자연과 가까이하는 생활이 부러웠다.
전공이었던 미술과 관련된 일을 하고 있었지만 정착하지 못했다. 틈틈이 출가의 기회를 엿보았다.
그러던 중 베를린에서(까지가서! 그렇다.) 남자친구와 헤어지는 과정에서 살이 38kg까지 빠지고 아버지의 신세를 지며 대학 병원의 입퇴원을 반복하게 되던 때가 있다.
하던 일을 반년가량 쉬면서 출가를 결심하게 되었다. 다시 인터넷을 검색을 한다.
학부 졸업 후 약 10년이란 세월이 흘렀고, 부모님도 이왕 그렇게 된 거라면 응원해 주셨기 때문에 그동안 이런저런 곳에 기웃거리며 알게 된 스님들에게 상담을 받아보라고 권했다.
하지만 당시 나는 오랫동안 혼자였다. 마음에 자물쇠를 단단히 채우고 있었다. 검색 결과 중 비구니 사찰에서 가장 크고 유명한... 곳으로 조용히 떠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