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출가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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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뒤 집안의 어른 스님 중 한분을 뵙고 삭발을 했다. 그리고 시작한 100명이 넘는 스님들이 모여 사는 대중처소의 행자 생활은 고되었지만 다른 한편으로 즐거웠다.
물질적이나 시간 모든 면에서 밖에서 보다 누릴 수 있는 것은 작았지만 매일 같은 옷을 입고 규칙적인 생활을 하며 선택에 대한 고민없이 지내는 일이 역설적이게도 자유롭게 느껴졌다.
이른 새벽부터 잠들 때까지 하는 낯선 공양간 일로 몸이 안 쑤시는 곳이 없었지만, 5분, 10분을 아껴 쪽잠을 자고, 염불과 <초발심자경문>을 외우느라 마음을 모으던 시간은 달콤했다.
물론 매우 다른 배경에서 자란 사람들이 함께 모여 사는 곳에서 여전히 일상의 소소한 갈등은 피해갈 수 없었지만 하루하루를 보람찬 마음으로 잠자리에 들었다. 오히려 그런 갈등은 어린 시절의 순수한 마음을 다시금 느껴보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