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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ei Dec 28. 2020

질문을 수립하는 도구로써 예술

동시대미술가 Ai Weiwei


Ai Weiwei(아이 웨이웨이)의 행보에 귀 기울이면 그가 예술의 확장 된 역할을 작품을 통해 보여주고 있으며, 작품 하나의 완전성 보다 그 기능적 가능성에 가치를 두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러한 성향은 작가의 성장 과정과 무관하지 않을 것이다. 어린 시절 중국에서 시인 겸 동양화가였던 아버지가 정치적 이해관계로 하방 되어 자유와 인권이 박탈된 삶을 살아가는 것을 가까이서 지켜보았다. 작가는 작품 활동 초창기부터 예술을 정치적 발언을 하는 도구로써 사용해왔다.

그리고 이는 중국의 정치 상황에서 큰 문젯거리가 될 수밖에 없었다. 1995년에서 2011년까지 이어진 <Study of Perspectives (원근법 연구)> 시리즈는 천안문 앞에서 스커트를 들어 올린 여성의 사진과 바티칸, 에펠탑과 같은 정치적 상징물에 가운뎃 손가락을 들어 올린 사진을 찍어 사회의 권력 문제를 신랄히 비판하였다.

2011년 중국 정부는 작가의 여권을 압수하고, 구속 수감하여 2015년까지 출국 금지 명령을 내리고 가택 연금을 시킨다. 이후 작가는 구금된 상황을 재현하는 작품과 대리석으로 만든 CCTV 설치물, 강제 철거당한 작업실 잔해로 만들어진 조각품 등으로 계속되는 중국 정부의 해방을 작품으로 재구성하여 시위를 멈추지 않는다.

작가는 국가로 부터 직접적으로 정신적 물리적 탄압을 받게되며, 정치적 권력에 대한 불만뿐 아니라 비인도적인 사건을 고발하는 목소리에 힘을 더하게 된다. 또한 중국을 떠나 세계를 무대로 활동하게 된 계기이기도 하였는데, 현재 그의 작품은 전 세계적으로 현대 사회가 공통으로 겪고 있는 인권에 대한 문제를 특유의 유머와 은유를 담은 작품을 통해 이야기하고 있다.

작품의 매체는 자신이 직접 참여한 회화, 퍼포먼스뿐 아니라, 간접적으로 개입하여 공동 프로젝트나 다큐멘터리 형식으로 제작되기도 한다. 블로그, 트위터, 인스타그램 등 SNS 활동도 활발하게 하며 매체에 제한을 두지 않는다. 작품의 기술적 완성도가 아니라 전달하는 내용이 의미가 있기 때문에 작가가 전부 주도하지 않아도 그 의도를 통해 작품이 모양을 갖추면 충분한 가치를 갖는 것이다.




STUDY OF PERSPECTIVES - TIANANMEN , 1998




그는 2010년 10월 12일부터 2011년 05월 02일까지 폐공장을 미술관으로 개조한 런던 테이트모던의 광활하고 텅 빈, 20세기 초 산업적 목적으로 지어진 건물의 성격을 여실히 드러내는 터바인홀에 도자기로 만들어진 1억 개의 해바라기 씨를 뿌렸다. 작품을 보기 위해 오래된 산업 건물로 모여든 관람객은 그 위를 밟고 걷거나 앉고, 눕는다 (전시 중간 발생하는 먼지가 공기를 오염시키는 문제가 되어 관람만 가능할 수 있게 되었다).



<Sunflower Seed> @ Tate Modern




중화인민공화국에서 해바라기는 태양과 같은 주석 마오쩌둥을 바라보는 인민들을 상징해 왔다. 이러한 배경적 이유는 무엇보다 해바라기가 지역적으로 많이 재배되는 작물로, 그 씨가 국민들의 오랜 간식거리가 되어왔다. 여전히 중국 영화나 드라마에서 흔히 보이는 간식거리이기도 하다. 작가 역시 어린 시절 사람들과 나누어 먹던 해바라기 씨를 떠올리면 그 시절의 따뜻했던 추억을 기억한다고 한다. 중국인에게 해바라기 씨는 동지애를 느끼게 해주는 상징물이다.

작가는 해바라기 씨를 한때 중국 수출의 가장 큰 공신이 되었던 전통 도자 수공 기술을 오랫동안 이어오고 있는 징더전(Jingdezhen)의 한 공장에 주문해 제작한다. 이 마을은 과거 왕실을 위한 도자기를 제작하며 황금기를 갖고 현재 쇠락해가고 있었고, 작가는 다른 작업과 관련하여 이 지역을 몇 년간 오가며 이 기술을 어떻게 현대적으로 재해석 할 수 있을까 고민해 왔었다.




<Sunflower Seed> @ Tate Modern





1억 개가 넘는 해바라기 씨를 실제와 다름없이 만들기 위해서는 정교한 작업이 요구된다. 1600명 정도의 기술자들이 공장을 오가며 함께 프로젝트를 완성해 나갔다. 기술자는 주로 여성들로, 마을에서 오래도록 해오던 방식과 마찬가지로 공장에서 다 함께 둘러앉아 하거나, 집으로 가져가 아이를 돌보며 밥을 짓고 청소를 하는 사이사이 완성해 간다.  

이 마을에서 해바라기 씨를 주문한 작가를 모르는 사람은 없다. 해바라기 씨가 예술적으로 어떤 가치가 있는지 이해를 하는 사람은 없지만 자신들이 살아온 삶의 방식을 유지할 수 있는 일을 가져다주기 때문에 그를 환영한다.






전시는 마을을 방문해 제작과정을 보여주는 짧은 다큐멘터리 영상을 함께 보여준다 (https://youtu.be/PueYywpkJW8). 소박하게 살아가는 선한 사람들을 보며 Ai Weiwei는 자신이 이 마을에 더 많은 일을 가져다줄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한다. 그리고 “저는 예술이란  실로 열린 가능성의 기초적 구조를 설립하기 위해 새로운 질문을 수립하는 도구라고 생각합니다 (I always think art as a tool to really set up new questions to create a basic structure which can be open to possibilities).”고 말한다.

Ai Weiwei 해바라기  작품은 오늘날 문화와 경제적 관계를 생각해 보며 하나의 대안점을 본격적으로 제시한다고   있다. 그와 동시에 해바라기 씨를 실제로 착각할 만큼 똑같이 전통 도자기 기술로 만들어 내었다는 점에서 현대 사회의 ‘Made in China’ 현상을 신랄히 보고하고 있다. 이러한 동시대 현상에 대한 보고는 특정 견해를 가지고 메시지를 전달하려는  보다 있는 그대로에 대한 기록물로 보는 것이  적합해 보인다. 사회의 그늘진 부분을 드러내고 각자의 이해를 덧붙여 생각해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다.

작가의 전시를 기획한 테이트모던 소속 큐레이터 Juliet Bingham은 작품이 우리에게 “개별 (해바라기씨) 작품은 전체 중 일부로서 역할한다 -개인과 전체 사이의 관계에 대해 어떤 언급. 작품은 계속해 쉬이 답하기 어려운 질문들을 쏟아내고 있다. 오늘날 사회에서 개인이란 어떤 의미를 뜻하고 있는가? 우리가 함께 행동하지 않는다면 중요한 일을 해낼  없을까? 무력하게 될까? 커져가는 욕망과 물질 만능주의, 숫자는 오늘날 사회와 환경과 미래에 무엇을 의미하고 있는가?”와 같은 인상을 남기며 질문을 던지고 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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