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가 만사다 (121)

— 결국 모든 경영이 사람 문제로 돌아오는 이유

by Jace

사람을 알고, 믿고, 맡기는 것


경영을 오래 해 본 사람들에게

“경영의 핵심이 무엇인가”라고 물으면

대답은 놀라울 정도로 단순하다.


대부분 같은 말을 한다.

“인사가 만사다.”


처음 들으면 너무 당연한 말처럼 느껴진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이 문장을 가볍게 넘긴다.


하지만 조직을 직접 운영해 보면 대부분의 문제는

결국 사람으로 시작해서 사람으로 끝난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전략은 중요하다.

자본도 중요하다.

기술도 중요하다.


하지만 그것들은 스스로 움직이지 않는다.

전략을 실행하는 것도 사람이고
자본을 운용하는 것도 사람이며
기술을 만들어 내는 것도 사람이다.


그래서 조직의 성패는 결국 세 가지 질문으로 귀결된다.

어떤 사람을 뽑았는가?
그 사람을 어떻게 움직이게 했는가?
그리고 얼마나 믿고 맡겼는가?


전략은 회의에서 만들어지지만

성과는 사람을 통해 만들어진다.


경영은 결국 사람을 통해 완성된다.


조직 문제의 대부분은 전략 문제가 아니라

결국 사람 문제다.




인재란 무엇인가

‘인재’라는 단어는 흔히 쓰이지만

그 의미는 의외로 단순하다.

인재(人材)는 말 그대로 재목이 될 사람을 의미한다.


그렇다면 어떤 사람이 재목일까.

많은 기업들은 인재를 두 가지 기준으로 판단한다.

능력.

태도.

능력도 좋고 태도도 좋은 사람이 가장 이상적이다.


하지만 현실에서는 늘 선택의 순간이 온다.

능력은 뛰어나지만 태도가 나쁜 사람.
태도는 좋지만 능력이 부족한 사람.


많은 경영자들의 경험은 결국 같은 결론으로 모인다.


능력은 키울 수 있지만 태도는 쉽게 바뀌지 않는다.

지식과 기술은 교육과 경험을 통해 성장한다.
하지만 성실함, 책임감, 도덕성 같은 기본 태도는
쉽게 만들어지지 않는다.


그래서 많은 기업들이 인재상에서 능력 못지않게

일하는 방식과 가치관을 강조한다.


인재란 지시를 잘 따르는 사람이 아니라
스스로 문제를 정의하는 사람이다.


맡은 자리에서 문제를 발견하고
끝까지 해결하는 사람.
그 사람이 조직을 움직이는 진짜 인재다.




사람을 움직이는 힘


좋은 사람을 뽑는 것만으로 조직이 움직이지는 않는다.

그 사람이 왜 이 일을 해야 하는지를 이해해야 한다.


경영학에는 다양한 동기부여 이론이 있지만

핵심은 비교적 단순하다.


사람은 자신이 이 일의 주인이라고 느낄 때

가장 강하게 움직인다.


외부에서 만들어진 동기는 오래가지 않는다.

보상과 통제만으로 움직이는 조직은

보상이 줄어들거나 통제가 느슨해지는 순간 힘을 잃는다.


반대로 내면에서 나오는 동기는 오래 지속되는 경우가 많다.


사람이 가장 강하게 몰입할 때는

다음 세 가지가 동시에 존재할 때다.

내가 하는 일이 의미 있다고 느낄 때.
내가 성장하고 있다고 느낄 때.
내가 신뢰받고 있다고 느낄 때.


리더의 역할도 결국 이것이다.

일의 의미를 설명하고
성장의 기회를 제공하고
신뢰를 보여주는 것.


사람은 관리될 때보다
신뢰받을 때 더 강하게 움직인다.


그때 사람은 일을 수행하는 것이 아니라

일을 자기 일로 받아들이기 시작한다.




위임의 철학


많은 리더들이 이런 말을 한다.

“내가 직접 해야 일이 된다.”


하지만 이 생각이야말로

조직 성장을 가로막는 가장 큰 장애물이다.


리더 한 사람이 처리할 수 있는 일의 양에는

분명한 한계가 있다.


조직이 커질수록 리더의 역할은 바뀌어야 한다.

실행자에서 판단자로.
판단자에서 환경 조성자로.


책임만 주고 권한을 주지 않으면

어떤 사람도 주인이 되지 않는다.

일은 시키되 도구는 주지 않는 것과 같다.


진짜 위임은 단순히 일을 나누는 것이 아니다.

결정권까지 함께 넘기는 것이다.

“이 프로젝트는 네가 책임져라.
방법은 네가 결정해라.”


이렇게 말할 수 있을 때 사람은 성장하기 시작한다.


위임은 리더의 부담을 줄이는 기술이 아니라
사람을 성장시키는 과정이다.




믿고 맡긴다는 것

동양 고전(명심보감, 송사)에는 이런 말이 있다.

"의인물용(疑人勿用), 용인물의(用人勿疑)"
의심이 드는 사람은 쓰지 말고
쓰기로 했다면 의심하지 말라는 뜻이다.


이 말은 사람을 무조건 믿으라는 의미가 아니다.

사람을 제대로 선택했다면
신뢰를 기반으로 역할을 맡겨야 한다는 뜻에 가깝다.


사람은 통제 속에서도 일하지만

신뢰 속에서 더 크게 성장한다.


반대로 불신이 가득한 조직에서는

사람들의 판단과 책임감이 점점 위축된다.


그리고 유능한 사람일수록

그런 조직을 가장 먼저 떠난다.


유능한 사람은 나쁜 조직을 바꾸려 하지 않는다.
조용히 떠난다.




실제 조직에서 자주 벌어지는 일


한 중견기업 대표가 이런 말을 한 적이 있다.

“회사가 커질수록 일이 느려지고 있다.“


조직을 살펴보니 이유는 단순했다.

모든 중요한 결정이 대표 한 사람에게 집중돼 있었기

때문이다.


팀장들은 판단을 미루고 보고만 올렸다.

대표는 밤늦게까지 결재를 했다.


결국 조직 전체의 속도는

대표 한 사람의 처리 속도에 묶여 있었다.


그래서 대표는 결정을 내렸다.

“앞으로 팀 단위로 결정하라. 책임은 내가 지겠다.”
처음에는 실수도 있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자 조직의 속도는 눈에 띄게 빨라졌다.


사람들은 판단하기 시작했고

책임을 지기 시작했다.


조직은 그때 비로소 움직이기 시작했다.




왜 위대한 경영자들은 같은 말을 할까


흥미로운 점은 세계적인 경영자들도 결국 같은 결론에

도달했다는 사실이다.


마쓰시타 고노스케는 이렇게 말했다.

“Business is people.”
“모든 비즈니스의 시작과 끝은 사람에게 달려 있다"는
뜻이다.
또 “제품을 만들기 전에 사람을 만들어야 한다
(Making people before products)”고 강조했다.


교세라 창업자 이나모리 가즈오는

경영의 기준으로 이런 질문을 제시했다.

“인간으로서 무엇이 옳은가.”


피터 드러커 역시 같은 이야기를 한다.

"사람은 약점이 아니라 강점으로 성과를 낸다."


그래서 리더의 중요한 역할은

사람의 강점을 발견하고

그 강점을 성과로 연결시키는 것이다.


세 사람의 표현은 다르지만 결론은 같다.


기업은 제품으로 경쟁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사람으로 경쟁한다.


결국 훌륭한 경영자들은
사람을 이해하는 데 가장 많은 시간을 쓴다.




결국 리더의 일은 하나다


이 글에서 이야기한 모든 것은 결국 하나의 질문으로

돌아온다.


나는 지금 사람을 어떻게 대하고 있는가?


인사가 만사라는 말은 단순한 구호가 아니다.

사람을 제대로 알고
사람에게 의미를 주고
사람에게 권한을 맡기고
사람을 신뢰하는 것


경영은 숫자와 전략의 게임이기도 하지만
결국은 사람 사이의 신뢰를 쌓아 가는 과정이다.


그리고 그 신뢰는 거창한 선언으로 만들어지지 않는다.

수많은 작은 행동이 쌓여 만들어진다.


리더의 가장 중요한 일은
사람을 관리하는 것이 아니라
사람이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다.


지금 당신 곁의 사람은

충분히 믿음을 받고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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