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업은 명사지만, 일은 동사다 (120)

— 업(業)과 직업(職業) 사이에서

by Jace

사람들은 자신의 직업은 말할 수 있지만

자신의 일을 설명하지는 못한다


“나는 회사원입니다.”

“나는 의사입니다.”

“나는 작가입니다.”


하지만 이것은 직업을 말하는 것이지

일을 말하는 것은 아니다.


그래서 질문이 남는다.


나는 지금 무엇을 하고 있는 사람인가.


일의 본질은 생각보다 단순하다.


누군가 반드시 해야 하는 과업이 있고

그 과업에는 언제나 자원과 시간이 투입된다.


투입 없이 산출은 없다.


그리고 한 가지가 더 있다.


같은 자원을 써도

어떤 방법과 과정을 선택하느냐에 따라

결과는 전혀 달라진다.


같은 재료로도

전혀 다른 요리가 나오듯이.


그래서 일은 결국

자원과 시간, 그리고 방법이 결합된

하나의 생산 행위다.


일은 생각이 아니라 행위다.




Work와 Job, 업과 직업

한국어의 “일”이라는 단어는 넓다.


영어에서도 비슷한 개념을 말할 때

보통 Work와 Job이라는 단어를 사용한다.


둘은 비슷해 보이지만

중심이 다르다.


Work는 행위에 가깝다.


지금 실제로 무언가를 하고 있는 상태다.


글을 쓰는 것

나무를 깎는 것

환자를 진찰하는 것


이처럼 과정과 움직임이 살아 있는 상태가 Work다.


반면, Job은 조금 더 제도적인 개념이다.


사회 속에서 맡고 있는

자리와 역할이다.


“나는 의사다.”

“나는 작가다.”


이 말은

지금 하고 있는 행위를 말하는 것이 아니라

사회 속에서 맡고 있는 역할을 말한다.


사람은 바뀌어도

역할은 남는다.


어떤 의사가 은퇴하면

다른 의사가 그 자리를 대신한다.


직업은

사람이 아니라

자리를 중심으로 정의된다.


그래서 이렇게 정리할 수 있다.


업은

지금 내가 무엇을 하고 있는가이고


직업은

나는 어떤 역할을 맡고 있는가다.


직업은 명사지만 업은 동사에 가깝다.




일을 되게 하는 사람


그렇다면

일의 세계에서 가장 중요한 능력은 무엇일까.


아이디어일까.

전문성일까.


물론 중요하다.


하지만 실제 조직을 움직이는 힘은

다른 곳에 있다.


일을 되게 하는 능력이다.


세상에는 대체로 두 종류의 사람이 있다.
일을 되게 하는 사람
그리고 왜 안 되는지를 설명하는 사람.
후자는 많고 전자는 드물다.


비판은 어렵지 않다.


문제를 발견하고

지적하는 일은

누구나 할 수 있다.


회의실에서는 늘 이런 말이 나온다.


“이 방향은 틀렸습니다.”

“이 방식은 비효율적입니다.”


그런데 그 사람에게

한 가지 질문을 던지면

공기가 달라진다.


“그럼, 당신이라면 어떻게 하겠습니까?”


놀랍게도 많은 경우, 말이 멈춘다.
대안 없는 비판은 생산적이지 않다.
에너지는 쓰이지만,
아무것도 만들어지지 않는다.
비판은 쉽게 늘어나지만,
일은 그렇게 만들어지지 않는다.


일은 설명으로 되는 것이 아니라
실행으로 이루어진다.




결국, 일은 동사다


다시 직업과 업을 떠올려 보자.


직업은 명사다.

타이틀이고 역할이다.


하지만 업은 동사에 가깝다.


지금 이 순간

무언가를 만들어내고 있다는

행위의 증거다.


진짜 일을 하는 사람은 명사에 머물지 않는다.
끊임없이 동사로 살아간다.


비판하는 자리가 아니라
만들어내는 자리에 서고
안 되는 이유를 나열하기보다
되게 만드는 방법을 찾는다.


그 과정은 대체로 어렵다.

느리고 때로는 외롭다.


하지만 결국 세상을 조금씩 바꾸는 것은
큰 목소리로 비판하는 사람이 아니라
묵묵히 일을 되게 하는 사람들이다.




직업은 명사다

하지만 일은 동사다


그리고 우리는

매일 어떤 동사를 선택하며 살아간다.

어떤 사람은

설명하는 동사로 살고


어떤 사람은

비판하는 동사로 살고


어떤 사람은

만들어내는 동사로 산다.


결국 삶을 바꾸는 것은
명사가 아니라
어떤 동사로 살아왔는가다.


지금 당신은

어떤 동사로 살고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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