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리더란 결과로 증명해야 하는 자리
리더가 흔들리는 이유는 대개 능력의 문제가 아니라,
서로 다른 두 기준을 같은 자리에서 동시에 충족시키려 하기 때문이다.
사적인 관계에서
존재 이유는 비교적 단순하다.
내가 있어서
누군가는 편해지고
누군가는 말할 수 있고
누군가는 하루를 버틸 힘을 얻는다면
그것으로 충분하다.
사적인 관계에서의 존재 이유는
무엇을 해냈는가보다
그 자리에 어떻게 있었는가에 가깝다.
설명도, 증명도 필요 없다.
존재 자체가 이미 의미가 된다.
하지만 조직 안에서의 존재 이유는 다르다.
리더의 자리는
의미가 아니라 결과로 정의된다.
여기서는
“당신이 어떤 사람인가”보다
“당신이 무엇을 바꾸었는가”란 질문을 먼저 받게 된다.
게다가 “당신이 없으면 무엇이 달라지는가.”
이 질문은 냉정하지만
조직이 리더에게 요구하는 본질이다.
문제를 해결했는가.
의사결정을 더 나은 방향으로 이끌었는가.
기회를 만들었는가.
위험을 줄였는가.
과정도 중요하지만,
적어도 리더에게는
과정보다 결과가 달라졌는지가
존재 이유가 된다.
리더가 가장 흔들리는 순간은
이 두 기준이 섞일 때다.
조직에서는 냉정한 판단을 요구받으면서도
한편으로는
사적인 관계처럼
이해받고 싶어지는 순간이 있다.
성과로 평가받아야 하는 자리에서
마음까지 알아주길 기대하게 되는 것이다.
하지만 사적인 관계는 의미의 영역이고
조직과 사회는 가치의 영역이다.
의미는 공존을 만들고
가치는 변화를 만든다.
리더는 이 두 세계를 오가되,
결코 같은 기준으로 판단해서는 안 된다.
리더의 역할은
이 두 영역을 혼동하지 않는 데서 시작된다.
공감해야 할 때와
결단해야 할 때를 구분하고,
사람을 이해하되
조직은 결과로 이끌어야 한다.
좋은 사람이 되는 것과
필요한 리더가 되는 것은
항상 같은 방향이 아니다.
개인이든 조직이든
존재 이유(reason for being)가 분명해질수록
선택은 단순해지고
관계는 명확해지며
마음은 덜 흔들린다.
요즘 나는
‘좋은 사람으로 보이고 있는가’보다
‘이 자리에 꼭 필요한 역할을 하고 있는가’를
스스로에게 묻게 된다.
내가 없을 때
이 조직은 무엇을 잃게 되는가.
그리고 다시 질문한다.
나는
왜 이 자리에 있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