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주의 시작은 늘 바쁘다 (39)

by Jace

한 주를 시작하는 월요일은 늘 비슷하다.

의도하지 않아도 일정은 빼곡해지고,

정신을 차려 보면 하루가 훌쩍 지나가 있다.


그런 날에도 가끔은

“오늘은 분명 의미가 있었다”고 말할 수 있는 순간이 남는다.

오늘은 그런 하루였다.


바쁜 와중에

그나마 확실한 부가가치가 있었던 일은 두 가지였다.


먼저,

타 부서에서 놓친 세금계산서 발행 오류를 발견했다.

단순한 행정 실수처럼 보일 수도 있었지만,

정정 절차를 거치며 확인해 보니

잘못 집행된 회사 자금이 적지 않았다.


결과적으로 3억 6천만 원의 자금을 회수했고,

동시에 잠재적인 세무 리스크도 함께 정리할 수 있었다.

눈에 잘 띄지 않는 일이지만,

이런 일들이 쌓여 회사의 체력을 만든다고 믿는다.


두 번째는 사람에 관한 일이었다.


중견기업이라는 현실적인 조건 속에서

채용 공고만으로 적임자를 만나기는 쉽지 않다.

그래서 공개된 이력서를 하나하나 직접 들여다보며

시간을 들여 검토했고,

그 과정에서 결국 두 명의 후보를 추릴 수 있었다.


그중 한 명이 대표이사 면접까지 거쳐

최종 합격하여 오늘 첫 출근을 했다.


리테일과 패션 이커머스,

온라인 마케팅과 CRM을 두루 경험한 사람이다.

공교롭게도 그의 전 직장 직속상관이

나와 오래 알고 지낸 사이여서

레퍼런스 체크 역시 자연스럽고 깔끔하게 마무리됐다.


그래서인지

‘잘해볼 수 있겠다’는 기대가

조심스럽지만 분명하게 남는다.


오늘은 입사를 기념해

회사 근처 역삼동에 본점이 있는 맛집으로 유명한

곰탕집에서 점심을 함께했다.

이후에는 충현교회 근처의 카페로 자리를 옮겼다.

단골로 가던 교회 커피숍이 쉬는 날이어서

우연히 들른 곳이었지만, 커피 맛이 꽤 좋았다.


그곳에서 회사의 전반적인 상황을 간단히 설명하고,

서두르지 말고

현황을 차근차근 파악한 뒤

하나씩 개선해 나가자는 이야기를 나눴다.


단기 ‘성과’보다 장기적인 ’방향’에 대한 대화였다.


퇴근 무렵,

집에 가기 전 옥상정원에 잠시 들렀다.

노을이 지기 직전의 도시 풍경은

차갑지만 묘하게 마음을 가라앉힌다.


이런 날은

분명 바쁘긴 했지만,

돌이켜 보면 잘 보낸 하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