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추위를 녹여 준 든든한 한 끼 (64)
서울에 최강 한파가 불어닥친 일요일 아침,
거의 20년 만에 토익 시험을 보고 나왔다.
시험을 끝내고 나면 늘 그렇듯 놓친 문제들이 아쉽고,
이상하게도 배가 먼저 허기진 상태가 된다.
바로 집 주차장으로 가 차를 몰아 시흥으로 향했다.
일 때문에 누군가를 만나기로 했지만,
도착하고 보니 일정이 맞지 않았다.
그렇게 점심시간을 통째로 놓쳐버렸다.
어정쩡한 오후 시간.
배는 고프고, 어디로 가야 할지도 애매한 순간에
눈에 들어온 곳이 있었다. 미역국 전문점.
‘보돌미역 시흥은계호수점’.
부산 기장 미역을 자신들만의 비법으로 끓여낸다는 문구가 유독 눈에 들어왔다.
망설임 없이 문을 열고 들어갔다.
테이블 위에 먼저 도착한 풍경
자리에 앉자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건 상차림이었다.
정갈한 그릇에 담긴 반찬들이 먼저 식사의 분위기를
만들었다.
브로콜리 무침, 김치, 샐러드, 메추리알 조림,
젤리처럼 보이는 반찬까지.
과하지 않지만 허투루 놓인 것이 없어 보였다.
반찬의 종류보다도 차분한 정돈감이 먼저 느껴졌다.
예상하지 못한 접시들
날씨가 너무 추워 뜨끈한 국물이 생각났다.
미역국 전문점이니 미역국과 밥을 함께 먹고 싶어
코다리조림정식을 주문했다.
친절해 보이고 인상 좋은 사장님이
“처음 오셨죠?” 하고 말을 건네더니,
잠시 후 예상치 못한 접시들이 테이블에 놓였다.
볼락튀김, 전복간장조림.
서비스라는 말이 따라붙었지만 단순한 덤처럼 느껴지지는 않았다.
처음 온 손님에게 더 마음을 쓰는 집이라는 인상이
자연스럽게 남았다.
코다리조림과 미역국
메인인 코다리조림은 양념이 과하지 않았다.
자극적이기보다는 오래 끓여낸 듯한 깊이가 있었다.
살은 부드러웠고, 밥을 부르는 양념이었지만 부담스럽지
않았다.
곁들여 나온 미역국은 이 집의 정체성을 분명히 보여줬다.
이 집만의 비법대로 신선한 조개를 갈아 넣은 국물에서
바다의 향이 진하게 올라왔다.
미역은 흐물거리지도, 질기지도 않으면서 식감 좋은
약간의 쫄깃함이 느껴졌다.
‘미역국 전문점’이라는 말이 괜히 붙은 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밥 한 숟갈, 미역국 한 입, 코다리조림을 조금 얹어 먹는
조합이 자연스럽게 이어졌다.
서비스로 제공된 바싹한 볼락튀김과 전복간장조림도
맛이 일품이었다.
혼밥이었지만, 외롭지 않았던 이유
오늘 식사는 혼자였다.
하지만 급하게 먹고 나오는 점심은 아니었다.
사장님의 친절한 말 한마디,
서비스로 나온 음식,
그리고 정성스러운 상차림 덕분에
식사의 속도가 자연스럽게 느려졌다.
배가 부른 것보다,
마음이 먼저 든든해지는 식사였다.
기록해두고 싶은 이유
계획 없이 들어간 집이었지만, 그래서 더 기억에 남는다.
다음엔 혼자가 아니라 가족과 함께 오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보돌미역 시흥은계호수점
• 미역국이 중심이 되는 한식
• 반찬이 정성스럽고
• 재료가 신선하며
• 가성비까지 챙긴 곳
• 사장님의 친절한 서비스
• 건물 지하 무료주차 가능
많이 추운 날씨에 일 때문에 들른 시흥에서,
점심을 놓친 덕분에 오히려 마음이 따뜻해지는 한 끼를
만났다.
이런 날의 기록은 오래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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