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어제 저녁,
6시가 조금 넘어서 한강 공원을 걸었다.
집에서 나와
한남대교를 지나 동호대교, 성수대교, 영동대교까지.
영동대로를 따라 청담사거리와 도산대로사거리를 지나
신사역을 거쳐 다시 집으로 돌아오는 길이었다.
특별한 목적이 있던 건 아니다.
그저 오래 걷고 싶었고,
걷는 동안 아무 생각도 하지 않아도 되는 시간이 필요했다.
2시간이 조금 넘는 시간 동안
걸음 수는 17,000보,
이동 거리는 10km를 조금 넘겼다.
앱으로 운동량을 확인해 보니 제법 걸었구나 싶다.
날씨는 꽤 추웠다.
마스크와 귀마개, 모자는 두 겹으로 쓰고
고어텍스 바지에 이너까지 챙겨 완전히 무장했다.
막상 걷기 시작하니 생각보다 춥지 않았고,
오히려 이 계절에만 느낄 수 있는
맑고 단단한 공기가 좋았다.
사람도 자전거도 많지 않은 한강은
조용했고, 그만큼 풍경이 또렷했다.
잔잔한 강물 위로 번지는 불빛과
멀리 보이는 야경을 바라보며 걷다 보니
머릿속에 얽혀 있던 생각들이
굳이 애쓰지 않아도 하나씩 풀려 나갔다.
걷기의 가장 큰 장점은
생각을 ‘정리하려고 하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정리가 된다는 점인 것 같다.
속도를 무리하게 낼 필요도 없고
몸에 부담도 크지 않다.
그런데도 두 시간이 지나니
몸은 충분히 따뜻해지고 땀은 나며
칼로리는 확실히 소모된다.
‘운동했다’는 부담 없이도
몸과 마음이 동시에 정리되는 느낌.
“춥다”는 핑계로
한동안 걷기를 미뤄왔던 게
조금은 아쉽게 느껴졌다.
역시 걷기는
몸보다 마음을 먼저, 그리고 조용히 회복시켜 준다.
앞으로는
웬만하면 매일 조금씩이라도 걸어볼 생각이다.
이 리듬이 다시 습관이 되면
천천히, 슬로우 러닝도 다시 시작해 보려고 한다.
서두르지 않고, 오래 갈 수 있는 속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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