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이 많아서만은 아닐 것이다
리더가 지치는 이유는
일이 많아서만은 아닐지도 모른다.
오히려
왜 해야 하는지 잘 모르겠는 일을
계속 이해하려고 애쓸 때 더 빨리 소모된다.
조직에 있다 보면
논리적으로 완전히 설명되지는 않지만
어쩔 수 없이 해야 하는 일들이 있다.
성과와 직접 연결되지 않는 일,
내 기준과는 조금 다른 결정,
굳이 이렇게까지 해야 하나 싶은 절차.
그럴 때 마음이 먼저 반응한다.
“그래도 납득은 돼야 하지 않나.”
이 감정은 이상하지 않다.
오히려 기준이 있기 때문에 생기는 피로에 가깝다.
몇 해 전,
비효율적이라고 느껴지는 프로젝트를
그대로 진행해야 했던 적이 있다.
숫자로 설명해도 설득되지 않았고,
방향은 이미 정해져 있었다.
그때 나는 결과보다도
‘이 결정을 내가 납득해야 한다’는 생각에 더 매달렸다.
결국 프로젝트보다
내 마음을 설득하는 데 더 많은 에너지를 썼다.
지금 돌아보면
그건 싸움이 아니라
혼자서 버티는 일이었다.
번아웃은 게으름 때문도,
의지가 부족해서 오는 것도 아니다.
많은 경우
‘의미 충돌’이 오래 쌓였기 때문이다.
나는 성과 중심으로 생각하는데
이미 방향이 정해져 있을 때,
나는 최적을 찾고 싶은데
조직은 더 현실적인 선택을 할 때,
그 간극을 계속 내 안에서 해결하려 하면
조용히 피로가 쌓인다.
그래서 어느 날
사소한 일에도 예민해진다.
이건 이상한 게 아니다.
오래 버틴 흔적에 가깝다.
이럴 때는 목표를 바꿔야 한다.
‘납득’이 아니라 ‘관리’로.
• 잘하는 게 아니라 사고 없이 마무리하는 것
• 100점이 아니라 70점으로 끝내는 것
• 의미를 찾기보다 리스크를 줄이는 것
이건 체념이 아니다.
자기 에너지를 지키는 전략이다.
모든 문제를
끝까지 이해해야 할 의무는 없다.
책임이 있는 자리에 있을수록
“내가 감당하면 된다”는 말을 쉽게 한다.
하지만 그 문장이
가장 조용하게 사람을 지치게 한다.
최소 한 명,
안전하게 말할 사람이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소모는 줄어든다.
이 자리는
영원한 내가 아니라
지금의 나에게 맡겨진 역할일지도 모른다.
혹시 지금,
당신은 이해하려 애쓰느라
스스로를 너무 설득하고 있지는 않은가.
오늘은 하나만 정해도 좋겠다.
100점이 아니라
70점으로 넘길 일 하나.
리더를 오래 버티게 하는 건
강한 멘탈이 아니라
에너지를 아끼는 태도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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