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의 3가지 걱정
목 부위에 5cm의 림프관종을 가지고있던 시온이를 임신했을 때,
가장 큰 염려는 아이가 종양 때문에 숨이 막히면 어떡하나였다.
그 다음 염려는 종양으로 인해 혀가 움직이질 못해서 밥을 잘 못 먹으면 어떡하나는 걱정이었다. 신생아 때도 꽤 오랜 기간 동안 콧줄로 분유를 먹었었는데.
그 후의 염려는.. 밀려 나와있는 혀 때문에 말을 제대로 못 하면 어떡하지라는 것.
입체초음파 사진에서 입을 다물지 못하고, 혀를 내밀고 있는 아기 얼굴이 나는 너무나 서글펐다.
시온이가 태어나면 제발 숨을 잘 쉬게 해달라고.
저 예쁜 입으로 말도 하고, 노래도 불러서 하나님을 찬양하는 삶을 살게 해 달라고 간절히 기도했다.
아이는 자연분만으로 무사히 태어났고,
비록 태어난 지 50일 만에 처음으로 안아보긴 했지만
2년 동안 행복한 육아의 시간들을 거쳤다.
지금 돌이켜서 생각해보면, 내 걱정이 무색하게 시온이는 말을 참 잘했던 것 같다.
“엄마”, “아빠”, “할머니”부터 시작해서.. 무슨 말을 할 때마다 꼭 존댓말을 썼다.
죄송해요, 고마워요, 사랑해요.. 토닥토닥해주세요.
시온이는 정말 특별했다. 대답할 때도 항상 “네”.
두 살도 안된 아기가 존댓말을 원래 이렇게 잘 쓰나?
오빠인 온유를 혼내고 있으면 시온이가 나에게 와서 주눅 든 얼굴로 “죄송해요”라고 했다.
심각하다가도 그 상황에 피식 웃음이 나버려서 결국 해피엔딩으로 만들었던 시온.
노래도 어찌나 잘 불렀는지.
제일 좋아하고 잘 불렀던 노래는 ‘반짝반짝 작은 별’
교회에 고장 난 마이크가 하나 있었는데, 그걸 들고 큰 소리로 작은 별 노래를 불렀다.
그 외에도 시온이는 곰 세 마리, 아기상어, 그 외 잘 기억나지 않는 많은 노래들을 열심히 불렀지.
그래..
하나님께서 내 기도에 응답하셨구나
말도 잘하고, 노래도 잘할 수 있도록..
그리고 시온이는 기도도 잘했다.
누가 시키지 않아도 예배 시간이나, 모임 때 사람들이 기도하면 자기도 그냥 따라서 했다.
짧은 생애 속에 하나님을 사랑한 아이,
열렬히 자신의 몫을 살다 간 아이,
꽃처럼 나비처럼 예쁘게 살다간 아이,
천사처럼 왔다가 천국으로 다시 돌아간 아이.
시온아
너는 나의 기도 응답이야
지금도 천국에서 하나님께 종알 종알 어떤 말을 하고 있니?
어떤 노래를 부르고 있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