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올렸던 저의 부족한 글에
수많은 분들이 공감해주시고, 위로해주셔서 내심 놀랐습니다.
사실 무언가를 기대하고 썼던 글은 아니었습니다.
가슴이 터져버릴 것 같아서,
이 마음을 어딘가에 쏟아내지않으면 안될 것 같아서 썼던 글이었습니다.
아이 장례를 치르고 하루 하루 날이 흘러갈수록
왠지 모르게 희미해져가는 기억들이 싫었습니다.
나날이 줄어가는 저의 눈물이 싫었습니다.
글을 남기고 싶었는데
막상 쓰려니 긴 호흡의 문장이 써지지않았습니다.
아름답고 수려한 문장은 전혀 떠오르지않고, 그런 노력조차 되지않고
제가 할 수 있는 건 마치 기자처럼
나의 마음을 짧고 건조하게 몇자 적는 것이었습니다.
내 기억을 또각 또각 적어가는 것이 제가 할 수 있는 전부였습니다.
아이를 잃고 난 뒤의 저의 일상도
짧은 호흡으로 이루어진 시간들이었던 것 같습니다.
누워서 짧은 유튜브를 보거나 웃기지만 웃기지않은 개그 영상들을 보며 무의미한 시간을 많이 보냈습니다.
책 읽기, 요리하기, 사람들을 만나기, 집안을 정리하기
이런 것들은 저에게 긴 호흡이 필요한 일이었습니다.
그런 일에는 무기력했습니다.
이곳에 남겼던 저의 글을 보고
위로해주셨던 분들의 위로가
생각보다 저에게 큰 위로가 되었음을 꼭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저는 조금 더 용기를 내어서
시온이에 대한 기억들과, 아이를 떠나보내고 난 뒤의 마음 정리들을 어떻게 하고있는지
비슷한 환경을 가진 분들을 위해 나누고 싶습니다.
보내주신 위로와 기도 덕분인지
어제부터는 처음으로 요리도 했습니다.
유튜브도 많이 안보게 되었습니다.
조금씩 긴 호흡의 삶을 살아가려나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