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은 나도 몰랐던 내 속마음을 투영하는 것일까. 오늘 꿈속에는 온통 외로운 것 투성이었다. 혼자 일어나 창문을 멍하니 바라보고, 혼자 먼 이방의 바다를 걷고, 잠깐의 만남과 헤어짐을 아쉬워하고, 떠나는 이들을 끝에 끝까지 배웅하는 사람. 모두 나였다. 전날 저녁에는 친구를 만나 혼자 여행하는 즐거움에 대해, 혼자서 밥 먹는 일에 대해, 혼자 술을 먹는 일에 대해 열렬히 말했었다. 혼자서도 평안하고, 즐거운 내 일상을 보내고 있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왜 이런 꿈을 꾸게 된 건지, 그리고 어째서 나는 이 감정에 휩쓸리는지 이상하기만 했다.
외로운 순간이 아예 없다고 하면 거짓말일 것이다. 외롭다는 정의 안에 그간 느낀 모든 감정을 가두기도 어렵다. 어떤 날은 두렵고 무서운 순간도 있었고, 어떤 날은 공허하고 적막한 날도 있었고, 어떤 날은 모든 게 지겹기도 했다. 스쳐 지나가는 감정들을 모두 붙잡고 있기엔 앞으로 견뎌내야 할 날이 더 많다는 걸 알았다. 그래서 무던하게 보냈던 것이다. 크게 동요하지 않으며.
어떤 꿈을 꾸고 일어나면 이게 꿈인지, 현실인지 헷갈릴 때가 있다. 사실 나는 그런 일이 너무 잦고, 무엇이 정답인지는 알 수가 없다. ‘아, 꿈이었지.’하고 안도할 때도 있고, ‘아, 꿈이 아닌가?’라며 혼란스러울 때도 있다. 이럴 때마다 꿈과 현실의 경계에서 살고 있는 느낌이 든다. 이제는 꿈인지, 현실인지는 크게 중요하지 않고 그저 웃고 있기를 바랄 뿐이다. 꿈에서도, 현실에서도. 그저 모든 내가 행복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