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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제은 Feb 13. 2024

#49 연휴 후유증은 생각을 어지럽게 해

 4일간의 설 연휴가 끝이 났다. 뭔가 쉬었지만, 쉰 것 같지 않은 이 느낌. 어쩐지 낯설지는 않다. 출근 안 하고 쉬었으면 오늘 아침은 개운할 만도 한데 여전히 피로가 한가득하다. 그렇다. 나는 지금 연휴 후유증을 앓고 있다.      


 결혼을 앞두고 퇴사를 한 동생이 같이 우리 집에서 며칠 지내기로 했다. 아침부터 일어나 텔레비전 보는 동생을 보고 있자니 출근하기 싫은 마음이 배로 들었다. 같이 뒹굴뒹굴하면서 딱 하루만 더 놀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쉬어도 쉬어도 쉬고 싶다. 모든 직장인이 다 나 같을까? 직장인 4년 차, 벌써 안식년이 필요하다고 하면 얼마나 많은 사람이 웃을까 궁금하다. 나이가 60이 넘은 우리 아빠도 아직 일하는데 안식년이라는 단어는 아직 나에게 너무 과분하게 느껴진다. 안식월이라도 가질 수 있으면 좋겠다.   

   

 연휴 후유증을 시작으로 안식년, 안식월을 거쳐 평생 일하며 살아야 하는 삶까지 의식의 흐름이 옮겨진다. 어쩌면 죽을 때까지 일해야지만 먹고 살 수 있는 세상이다. 수명은 길어지는데 물가는 오르고, 나의 능력과 체력은 한계가 있을 것이다. 젊을 때 많이 모아두어야 노년이 편안해질 것이라는 생각도 있지만, 눈앞의 즐거움과 행복을 추구하며 살고 싶기도 하다. 아, 경제적 자유가 절실하다.      


 하루하루를 버티며 안일하게 사는 지금의 내 삶도 어떤 변화가 필요하다는 것을 알고 있다. 하루에 한 시간이라도 나를 위한, 미래를 위한 시간을 그려보고, 정리하고, 실천하는 시간을 가져야 한다는 것도 알고 있다. 다만, 너무 지칠 뿐이다. 하지만 연휴 후유증으로 인해 생각이 여기까지 미쳤으니 또 몸과 마음을 깨울 시간이다. 피로여 제발 가라! 활력이여 제발 오라! 갖은 후유증이여 제발 멀어져라! 마음속으로 크게 외치며 생각을 떨쳐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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