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은 올해 처음으로 당근과 아욱을 시골 텃밭에 심었다. 씨를 뿌렸을 뿐인데 녀석들은 쑥쑥 잘도 자랐다. 잎이 무성해졌지만 보고도 무언가를 만들어 먹어야겠다는 생각은 하지 못했다. 아욱은 특유의 향 때문에 된장국에만 쓸 수 있다고 생각했고, 당근은 아예 잎을 먹을 수 있다고 생각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무성한 잎을 보면 볼수록 아깝다는 생각이 들었다. 특히 당근잎은 빛깔과 모양새가 쑥갓과 별반 다르지 않아 쓰임새가 있을 것 같았다. 그렇게 찾아보게 된 아욱과 당근잎 활용법.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당근잎으로 샐러드, 나물, 전을 만들어 먹고 있었다. 아욱도 된장국뿐만 아니라 나물로 무쳐 먹고 있었다.
채소를 헤프게 먹는 방법은 나물이 제일. 두 채소를 삶아 무쳤다. 아욱은 합격점을 받았지만 당근잎은 합격점을 받지 못했다. 자극적인 향과 쓴맛 때문이었다.
당근잎은 샐러드나 나물로 사용하려면 여린 잎만 뜯어야 한다는 걸 모르고 큰 잎을 삶은 탓이었다. 다행히 전으로 만드니 쓴맛도 자극적인 향도 나지 않았다. 앞으로 당근잎은 생으로든 데쳐서든 전만 부쳐 먹기로 했다.
밥솥 운전을 삼십 년 해왔지만 요리에 관한 한 여전히 아마추어다. 모르는 게 너무 많다. 아욱을 나물로 먹으려면 데치기 전 소금을 넣고 바락바락 치대야 한다는 사실을 이번에 처음 알았다. 당근잎을 먹을 수 있다는 사실도 처음 알았다.
여전히 요리의 세계는 높고도 험준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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텃밭에 무성히 자란 아욱과 당근잎으로 나물을 무치고 전을 부쳤습니다. 오마이뉴스에서는 이런 이야기도 기사가 되네요. 혹, 관련 글이 궁금하다면 아래를 클릭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