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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제제 Mar 28. 2018

이번 생에 내 집 마련할 수 있을까?

<소공녀>와 <이번 생은 처음이라>, 뭐가 더 현실적일까

오늘 글은 연예 수다라고 하기엔 애매한, 어쩌면 리뉴얼을 이야기하고 처음으로 업로드하는 다른 느낌의 글입니다. 뭐라고 명명해야 할지 모르겠는데요. 지금은 생각의 조각 정도라고 해두죠.(생각의 조각이니 결론이나 해답이 있는 글은 아닙니다..) 오늘 대한극장에서 소공녀를 보고 왔습니다.(뭔가 대한극장에서 보고 싶은 영화였어요. 그런 느낌적 느낌ㅋㅋ) 참 많은 생각이 들게 하는 영화였는데 이런저런 생각을 하다 보니 소공녀의 주인공 미소(이솜)와 비슷한 처지의, 그러니까 같은 홈리스 설정으로 나온 드라마 <이번 생은 처음이라>의 지호(정소민)가 떠올랐습니다. 그러던 중 나아가 결말로 보았을 때 미소와 지호 중 누구의 상황이 더 현실적일까?라는 의문을 갖게 되어 이 글을 시작해봅니다. 


드라마, 영화 내용 스포 있음!!




 먼저 고백하자면 난 내 집이 없다. 현재 엄마 아빠의 집에서 사는 중이다. (캥거루 족이라고 부르덥디다..?ㅎㅎ)  나도 물론 대한민국의 많은 사람들처럼 내 집 마련의 꿈을 갖고 있긴 하다. 나의 취향으로 꾸민 나만의 안식처, 나만의 공간. 그러나 현실적으로 언제쯤 내 집 마련을 할 수 있을지 도무지 가늠이 안된다. 주택청약 적금을 들고 있지만 정말 말 그대로 내 집 마련의 '꿈'이다.


화면캡쳐 KBS 2TV


<김생민의 영수증>에 의뢰를 해오는 사람들을 보면 내가 보기에 어쩜 저리 알뜰하게 살 수 있을까 싶은 정도의 사람들에게도 김생민 씨는 '스튜핏'을 외치고 더 더 절약해야 내 집을 살 수 있다고 이야기한다. 당연히 그렇겠지만 '그렇게까지 하고 살아야 한다니, 그래도 힘들다니.. '싶어 지면서 완전히 전의를 상실하게 된다. 자가이든, 전세든, 월세든 나는 내 한 몸 누일 공간 찾기도 이렇게 힘든데 도대체 엄마 아빠는 어떻게 이만한, 가족이 살 수 있는 집을 가지고 있을까? 항상 놀랍기만 하다.


사진출처 tvN


으레 이런 생각을 하는 건 나뿐만이 아닐 것이다. 그래서 이렇게 홈리스들의 이야기를 담은 <이번 생은 처음이라>(이하 <이번 생>)와 <소공녀> 같은 이야기들이 계속 나오는 거겠지.


두 작품을 모두 본 나는 생각을 해보았다. 과연 <이번 생>의 지호처럼 결혼이라는 제도를 이용해 계약을 하고 약간의 월세를 내면서 모르는 남자에게 세 들어 살다가 마침 집주인이 운명의 남자였고, 그 남자와 연애와 결혼 그 사이의 것을 하게 되면서 안정된 살 집을 얻게 되는 것과 세상의 비싸지는 모든 것들 중 담배와 위스키는 포기하지 못하지만 집을 포기하고 여러 친구의 집을 전전하다 모은 돈으로는 도무지 살 수 있는 집을 구하지 못해 결국 한강에 텐트를 짓고 사는 것 중 뭐가 더 현실적일까?


물론 두 이야기 모두 다 뒷 이야기가 남아있겠지만 우리들이 스크린과 브라운관을 통해서 본 이야기 까지만 두고 생각을 해봤다. 일단 나는 나와 집을 공유할, 그러다가 눈이 맞게 될 정상적인 그리고 운명적인 남자를 만날 수 없을 것 같고 한강에 텐트를 치고 그곳을 집 삼아 살 수도 없을 거 같다. 내가 할 수 있을 거 같은 것 말고 게 중에 더 실현 가능성이 있는 것을 생각해보자면 아무래도 텐트를 집 삼아 사는 미소의 쪽이 더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사진출처 광화문 시네마


사실 우리는 애초에 '더 현실적인'이라는 말을 운운하는 것이 의미 없는 더욱 지독한 현실에 살고 있다.


<소공녀>에서 월급을 190만 원 받으면서 매달 100만 원을 집 대출금으로 20년동안 갚아야 하며 "여긴 집이 아니고 감옥"이라고 말하는 상황도, 사랑은 이미 사라진 지 오래고 안정적인 살 곳을 위해 결혼을 택하고 시부모와 함께 사는 '결혼이 병인 거 같아"라고 이야기하는, "연애는 남자 친구랑 하고 결혼은 집있는 나랑 하자"라는 말을 듣는 상황도 모두 끔찍하다.


나, 혹은 우리 과연 대한민국에서 '내 집' 마련할 수 있을까?


이 현실, 이대로 괜찮은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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