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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제제 Dec 29. 2017

엔딩크레딧으로 보여준 엄정화라는 존재

가요계의 퀸, 디바 엄정화에게 경의를 표하다

<주간아이돌>을 보면서 제발 '엔딩 크레딧'의 제대로 된 무대를 한 번만이라도 보게 해달라고 빌었다. 그리고 크리스마스에 방송한 SBS <가요대전>에서 소원이 이루어졌다. 뿐만이랴 선미와 함께하는 '포이즌' 무대까지 볼 수 있었다. 압도적인 아우라를 뿜어내는 이 무대를 함께 보던 친구는 "엄정화는 어쩜 이름까지 엄정화야?"라고 물었다.
사진출처 미스틱엔터테인먼트

엄정화의 새 앨범이 공개되기 전 언론에서는 새 앨범에 대하여 이효리와의 듀엣, 정려원의 피처링 이런 화려한 라인업을 강조해 보도했다.


그러나 13일 오후 6시 엄정화의 정규 10집 '더 클라우드 드림 오브 더 나인'이 공개된 후에는 타이틀곡 '엔딩크레딧'에 관심이 집중됐다. 단지 타이틀곡 이라서가 아니었다.


SNS에 들어가 보니 스타들이 '엔딩 크레딧'을 극찬하는 게시물들이 가득했다. 그리고 모두들 '왜 눈물이 날 거 같은지 모르겠다'고 말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 게시물들에는 '엔딩 크레딧'의 주인공 엄정화의 따듯한 감사 댓글이 달려있었다.


왜 스타들은, 사람들은 '엔딩 크레딧'을 들으며 공감했을까?


많은 이들의 머릿속에는 사랑 또는 인생의 화려하고 아름다웠던 순간이 지나가고 그때를 회상하는 쓸쓸한 모습을 한 편의 영화가 끝나고 마지막에 올라가는 엔딩 크레딧에 빗대어 표현한 곡을 담담한 듯 애틋하게 노래하는 엄정화의 목소리와 그녀의 행보가 함께 겹쳐졌을 것이다.  


언제나 독보적인 비주얼과 음악을 선보이는 가수로 그리고 배우로 25년을 살아온 그녀가 화려했던 추억, 우릴 비추던 조명들, 영원할 것 같던 스토리를 떠올리고 너와 나의 영화는 끝났고 관객은 하나 둘 퇴장하고 너와 나의 크레딧만 남았다고 이야기한다. 눈부셨던 무대가 끝난 뒤의 이야기다. 공허하기도 슬프기도 하다.


하지만 엄정화는 "희망적인 곡이기도 하다. 엔딩 크레딧이 올라가면 또 다른 영화가 시작되니까"라고 말한 것 처럼 이런 쓸쓸한 감정에서 멈추지 않는다. 빠글빠글한 머리를 하고 원색 원피스 수영복을 입은 파격적인 모습을 드러내고 매우 감각적인 뮤직비디오에서는 그녀만의 강렬함을 담은 트렌디한 퍼포먼스를 보여준다. 과거를 추억하며 레트로풍의 분위기를 물씬 풍기면서도 2017년에는 2017년에 맞는 아이덴티티를 이어간다.


앨범이 공개됨과 동시에 출연한 <주간아이돌>에서는 "나 띵작 되게 많아~"라고 자신을 소개하며 신곡을 홍보한다. 또한 신곡의 뮤직비디오 풀 버전이 방송 후에 나가기를 바라며 요즘 아이돌과 같이 랜덤 플레이댄스와 2배속 댄스를 소화한다.

사진출처 미스틱엔터테인먼트

그리고 선미와 EXID, 레드벨벳을 자신의 뒤를 이을 후배로 지목하고 현아가 자신의 SNS에 "선배님 정말 존경합니다"라고 게시물을 올리자 "그룹들 사이에서 솔로로서 감각적이고 아이덴티티를 유지하며 꾸준히 멋지게 성장하는 모습을 응원하며 보고 있어 만나면 안아주고 싶다"라고 화답하며 후배에 대한 사랑과 가요계의 흐름을 놓치지 않고 있음을 내비친다.


지금 엄정화의 모습은 단지 과거를 추억하는 무대에 서는 '과거형' 디바가 아니라 자신의 콘셉트를 유지하면서 시대에 뒤처지지 않는, 또는 앞서가는, 존재만으로 후배 가수들에게 힘이 되는 현재 진행형 존재인 것이다.


엄정화는 "지난해 앨범을 내면서 기대를 많이 했지만 음원 성적이 예전 같지 않더라. 팬들이 음원 사는 법을 모른다"라고 말하며 음원 차트 순위를 걱정하는 우스갯소리를 했지만 엄정화를 이야기할때 지금의 차트 순위가 중요하랴. 그녀는 엄정화인데! 존재만으로 대단하고 이리도 감사한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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