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준 놀이

앓아가고 알아가는 각자의 기준

by 필제






제작년 여름쯤부터인가,


머릿속에서 가장 지배적인 생각은 각자 사람마다의 옳고 그름의 문제였다.


이십 몇 년을 함께한 가족도

짧든 길든 다양한 연결고리로 맺어진 친구들도

내가 몰랐던 깊숙한 감정을 쏟아내던 연인도

그냥 길가에 지나가는 사람들도

다들 어떤 기준으로 살아가느냐의 문제


아니,


정확히 말하자면

저 사람들의 행복의 기준은 무엇일까였다.



하루하루 무던하게 지나가던 때, 행복을 찾아보고자 좋아하던 취미에 더 빠져보기도 하고

평소에 관심있던 공부도 해보고 그도 저도 아니면 마냥 돈벌이에 충실하기도 했다.

그치만 결국엔 틀에 박힌 쳇바퀴처럼 돌고 도는 묘한 기준과 기분으로 감정은 달라졌다.



그때 수 많은 생각을 하고 내 기준과 남들의 기준을 번갈아 가면서 비교하며 찾았던건

사람들은 자기가 갖고 있는 기준의 틀을 깨기 싫어했으며, 혹여 깨려 해도

어느새 "내 모습이 제일 편한거야" 라며 몸이 기억한 습관과 행동 그리고 생각으로 돌아왔다.

나 또한 금방 내 모습 그대로를 유지하고 있었다.


내가 이런 생각에 절실하게 빠졌던 이유는 다양한 사람들 그리고 각각의 기준들과 감정들을 무시하고 내 잣대로 보고 함부로 평가했던 날들의 교만함이 어느새 나를 더 초라하게 만들었다.


아마 앞으로도

괴로울 거고 상처를 줄 거고 상처를 받을 것이다.


혹여 내 기준이 옳다 해도

상대방에겐 받아들일 수 없는 사실이란 걸,

아니

받아들이고 싶지 않은 사실이란 걸

이해했어야 될 부분을

오로지 내 기준으로

얼른 받아들이라고 다그쳤다.



꾸역꾸역

마음속을 헤집어놓고 말았다.



상대방이 누군가에게 덜 상처받기 바라는

보통의 기준과 객관적으로 제시해줬던 해결점이

정작 상대방은

내 말로 인해 혼란스럽고 고통 스러웠을 것이다.



그걸 조금만 더 차근히 깨달았다면

누군가를 고통으로 헤집어놓진 않았을 텐데.



그 사실을 차근히 알아가는 지금도

누군가에게

그리고 누군가로 인해

꾸겨넣듯 기준에 들어가고 있을지 모른다.



왜 사람들은 각자 생각과 기준과 받아들임이 다를까



답을 내릴 수 없는 문제를 가지고 앓아가고 알아간다.



나와 당신으로 인해

그리고

나와 당신을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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