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 하루 속에서

[5]그 사이의 묘한 감정

by 필제




우리는 서면역에서 나와 간단히 흔하디 흔한 일식집에서 밥을 먹었다.


밥을 먹으면서도 연신 신기해 하는 그 앞에서 나는 서울이 아닌 그의 고향인 부산에서 보니

기분이 묘했다. 가게 손님과 주인의 관계, 같은 나이 그리고 끝까지 존댓말 하는 그의 태도.


이제 우리 가게에는 올 일 없는 손님이니 말 편하게 하라고 부탁했지만 그의 적정선은 ㅇㅇ씨가 전부였다. 무뚝뚝의 대명사인 부산 사람의 다정한 존댓말, 존댓말을 쓰지만 편한 동갑내기 친구의 관계가 나에겐 새로운 존재였다.


우린 간단히 밥을 먹고 송정 해수욕장으로 갔다.

시간대가 애매한 4-5시쯤이었지만 탁 트인 바다가 보이는 카페에 자리를 잡았다.


매일 아침 장을 보고 가게를 청소하고 운영하고 마감하고 청소하는 반복하는 내 삶 속에서

그날은 정말이지 많은 기분을 느낄 수밖에 없었다.


멀다고만 생각했던 부산에 몇 시간 만에 내려와서 바다와 도시가 공존하는 이 자리가 너무나도 신선하기만 했고 그와 더불어 그의 존재는 나에게 서울에서 느꼈던 '그냥 손님'의 감정이 아닌 친구와 손님 사이의 묘한 감정을 느끼게 했다.


우리는 가게에서 간단히 인사만 하던 사이라 서로에 대해 아는 게 없었다.

그의 학교와 왜 서울에 올라와서 공부를 했는지 전공은 무엇인지 등등 여러 얘기를 그 자리에서 들을 수 있었고 나 또한 어떻게 하다 가게를 하게 됐는지 그전에 전공이 뭐였는지 등등 사사로운 얘기들로 그 시간을 채워나갔다.


시간을 채우다 보니 점점 바닷속으로 해가 숨고 있는 순간을 보며 우리는 카페에서 자리를 일어났다.


그는 곰곰이 생각에 빠지더니 자갈치 시장을 가자고 했다.


간단히 남포동을 들린 후 바로 자갈치 시장으로 향했다.

옹기종기 모여있는 수많은 꼼장어집들과 사람들 사이에서 우리는 어느덧 밀착을 하며

걸어가고 있었다.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들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