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스로 마음을 들춰본다는 것
모든 걸 내려놓고 있는 그대로 들춰본다는 게 과연 몇 번이나 될까
어떠한 전제, 핑계, 추측이 아닌 모든 걸 인정해버리는 순간 말이다.
최선의 선택일지 최후의 선택 일진 모르지만 언젠가 제 풀에 꺾여 밑바닥이 보일 때 즈음
희미하게 반짝일 때가 있다. 너무 눈부셔 가려버리고 싶을 만큼.
어쩌면 무수히 많은 고려해볼 요소들 중 나름의 기준으로 저울질 한 결과의 판단일지도 모른다.
즉, 있는 그대로가 아닐 수도 있다.
남을 평가하긴 너무나 쉽다.
내 기준대로, 남들의 입으로, 나름의 객관성을 동원해서 결론을 지으면
이미 그 사람은 내 판단으로 만들어진 사람이 되어있는 것이다.
그 기정 사실화가 남들에게선 나도 모르는 내 모습이 돼 버린단 걸 모른 채로.
들키다 1 재생 반복속도조절
활용 : 들키어 [들키어/들키여](들켜), 들키니
발음 녹음
관련 어휘
동사
1.
「…에게」 (‘-다(가)’ 뒤에 쓰여) 숨기려던 것을 남이 알게 되다.
소년은 지갑을 훔치려다가 주인에게 들켰다.
학생들이 담배를 피우다 선생님께 들켜서 혼이 났다.
그는 무슨 부끄러운 짓을 하다가 들킨 사람처럼 머쓱해졌다.
2.
「…에게 …을」 숨기려던 것을 남이 알아채다.
그는 형사에게 자신의 정체를 들키고 말았다.
함부로 총질을 하다간 적에게 우리의 위치를 들키고 말 것이다.
태임이는 스스로의 불안을 들키고 싶지 않았으므로 애써 사무적인 말투로 하던 얘기를 계속했다. 출처 : 박완서, 미망
나 자신을 들춰보고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게 실상 그 누구에게도 쉬운 일은 아닐 것이다.
있는 그대로가 또다시 내 기준으로 판단된 결과이기 때문이다.
작년 여름
사람들은 어떤 생각을 품고 어떤 기준을 갖고 어떤 마음가짐으로 살아갈까에
한동안 미친 듯 궁금함에 새로운 사람들을 사귀고 매일 매일을 그 생각에 빠져있었다.
아직도 결론을 못 지었지만 (사실 결론을 지을 수 없는 문제였다) 너무나 슬프게도 한 가지는 조금 선명해졌다.
어느 순간이 도달하면 어떠한 상황이 와도 바꾸고 싶어 하지 않았다.
필요성을 못 느낀 듯 말하지만 속으론 너무나 많은 두려움 속에 꽁꽁 갇혀있었고
아니면 이 지루한 틀에 벗어나기 위해 나름대로의 바쁨을 추구하며 살지만
내면에 있는 공허함은 누구도 채워줄 수 없음을 본인이 너무나 절실히 잘 알고 있기도 했다.
혹, 누군가 들췄을 때 화들짝 감추기 바빠 보였다.
너무나 많은 게 공유되고 발전한 만큼 나 혼자 도태되고 혹시나 이것이 약점이 돼버리진 않을까
하는 마음과 동시에 그래도 누가 좀 알아줬음 하는 마음 사이에 저울질이 어쩌면 내 스스로, 자신을 알아가는데 어려움을 주고 있진 않을까.
나 자신도 어려우니 당연히 남을 알아가기엔 버거울지도 모른다.
그 모든 것이 당연한 만큼 누구보다 나 자신을 알아간 뒤에 남을 판단해도 늦진 않다.
나에게 좀 더 솔직했다면 채찍질보단 다독임이 생길 것이며
어쩌면 나 자신을 들춰본단 건 나를 안아주는 힘이 생김과 동시에
남을 이해하고 품어주는 또 다른 힘이 생기는 과정이 아닐까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