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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제조도 Jun 16. 2021

온갖 경험 끝에 노잼 극복! 손성은의 [오디서오디로잼]

다들 사는대로 살다가, 정신차리니 노잼상태가 되어있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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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안녕하세요. 내 인생 오디서 오디로 잼의 주인공, 손성은님. 자기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A: 안녕하세요. 어디서 어디로 가고 있는지 잘 모르겠지만 어딘가로 가고 있는 손성은이라고 합니다. 만나서 반갑습니다. 먼저 '나 자신을 모르는 소크라테스형 노잼' 이었던 제가 유잼러로써 인터뷰를 하게 되어 영광입니다.



Q: 성은님은 내가 누구인지 뭘 좋아하는지, '자아'에 대한 고민이 많았던 '나 자신을 모르는 소크라테스형 노잼러'에서 현재는 본인만의 방법으로 극복해 유잼러가 되셨는데요. 그럼 성은님이 처음에 노잼임을 깨닫게 된 계기가 있나요?

A: 학창 시절 남들처럼 공부 열심히 하고 당연한 루트처럼 그냥 하라는 대로 스펙 열심히 잘 쌓아서 남들 부러워하는 대기업 식품회사에 입사를 하게 되었어요. 그런데 막상 들어와 보니 꽃길만 걷진 않더라고요. 밤낮 없는 야근 파티, 주말도 평일처럼 일하는 노동 착취 등으로 인해 정신적으로 많이 힘들었어요.

어느 날 멘토 선배와 함께 퇴근 후 술 한잔을 하는데 선배가 2시간 내내 “너는 열정이 없다.” 며 화를 내시더라고요. 매일 밤낮없이 일만 했는데 멘토인 선배에게 이런 말을 들으니 너무 서운하고 억울한 마음에 회사 들어가서 그날 처음으로 울었어요.

밤새 울면서 생각해보니 ‘내가 정말 업에 대한 열정이 없구나, 식품회사에 들어갔는데 식품에 관심도 없고. 이래서 노잼이구나.'를 깨달았죠. 그러면 뭐가 재밌는걸까?라는 질문을 던졌을 때 경험해본 것이 별로 없으니까 모르겠는거에요. 일명 엘리트 코스대로 밟아왔으니 그냥 좋은 대학, 좋은 회사 가면 인생이 유잼일줄 알았던거죠.


Q: 그러면 성은님은 그때 왜 재미를 찾아야 한다고 생각하신건가요?

A: 정말 인생이 노잼이었고 그때 현타가 와서 갈길을 잃게 되었어요. 남들이 보기엔 탄탄대로를 달려 오고 그 자체가 행복인 것처럼 보였겠지만 막상 저는 회사에서 보내는 시간이 너무 재미 없고 업무 과중으로 인해 이대로 가다간 요절할 수 있겠다는 생각까지 들더라고요. 정말 내가 좋아서 하는 일일까? 내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건 뭘까? 이런 기본적인 부분도 모른다고 생각하니 빠르게 퇴사를 결정할 수 있었어요.



Q: 퇴사를 빠르게 결정하시고 노잼의 원인이었던 부족한 경험을 채우러 해외여행을 떠나셨어요. 어디로 얼마나 다녀오셨나요?

A: 아시아/아프리카/유럽/남미/북미/오세아니아까지 총 35개국, 6대륙을 다 돌고 왔어요. 처음에는 한달만 유럽 여행 다녀와야지, 하다가 간김에 3개월만 있어야지. 하다가 6개월. 하다가 2년이 되어버렸어요. 그냥 산 따라 물 따라 발길 닿는대로 가다보니까 2년이 되었네요.


사실 세계여행 가기전에 ‘한달정도 다녀올게요’ 하니까 주변에서 '그럼 한달 갔다 와서 뭐할건데?' 라고 묻더라고요. 그래서 그냥 ‘1년 갔다오겠다’라고 말해버리니까 그제서야 뭐할거냐 안 물어보더라고요. 그래서 편하게 다녀왔죠.



Q: 와, 2년이나 다녀오셨군요! 그럼 해외여행을 통해서 어떻게 재미를 찾으신건가요?

A: 저는 제가 경험이 부족해서 인생이 노잼이라 생각했기 때문에 여행에 가서 할 수 있는 모든 걸 다 해봤어요. 내가 좋아하는거든 싫어하는거든 말이죠. 제가 그 당시에 물을 무서워했는데 다이빙 자격증도 따보고, 고소공포증이 있는데 번지점프도 해봤죠. 다양한 경험을 하면서 나의 재미를 찾을 수 있었던 것 같아요.



Q: 뭐든 두려워하지 않고 새로운 걸 시도해본다는게 정말 대단하신 것 같아요.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으신가요?

A: 해외여행을 하다 보면 별별 일이 다 있는데요. 저는 인도가 가장 기억에 남아요. 보통 기차를 타고 많이 다니는데 너무 시간이 늦어져서 입석으로 가게 됐어요. 서서 가야 하는 상황이었는데 사람들이 제가 외국인이라 자리를 비켜주는 거에요. 감사한 마음에 짐을 내리고 앉았는데 자리를 비켜 준 아저씨가 제 무릎에 앉더라고요. (허허) 의자가 3단으로 되어있었는데 위칸 아저씨는 발을 제 어깨 위에 얹고 제 무릎 위엔 아저씨가 앉아 있고. 그 상태로 오손도손 10시간을 갔었어요.


왜 고생을 사서 하냐, 라고 생각하실 수 있겠지만 저는 변태같이 고생하는 게 재밌더라고요. 길거리에서 노숙하고 노상방뇨도 하고. 제가 언제 그런 경험을 해보겠어요.



Q:다양한 경험이 '나'를 찾는 데 많은 도움이 되었을 것 같아요. 가장 크게 얻은 부분은 뭘까요?

A: 저는 업에서 재미가 없었기 때문에 현타가 왔고 '나'를 찾으러 해외여행을 떠난거였어요. 그게 훌쩍 떠나게 된 가장 큰 이유기 때문에 제가 하고 싶은 일을 찾은 게 가장 큰 부분이죠. 이것 저것 가리지 않고 다 경험해보고 나니까 내가 제일 행복할 때가 언제인지를 알겠더라고요. 바로 사람들이랑 자기계발이나 미래에 대한 이야기를 나눌 때였어요. 그래서 관련업을 찾아보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죠.


여행 마지막 국가가 호주였는데 그때 워홀비자를 받고 이력서를 뽑아서 그냥 여기저기 회사를 찾아 다녔어요. 그러던 중 교육플랫폼 서비스 스타트업에서 3개월동안 일을 했죠. 처음엔 무보수로 일 했는데도 불구하고 너무 재밌게 일을 했어요.


호주에서는 개발, 디자인 등의 업무를 할 수 없어서 컨텐츠 마케팅을 했어요. 컨텐츠마케팅 자체에 흥미를 느꼈다기보다 교육플랫폼업이 재밌었어요. 학생들을 어떻게 연결시켜주고 어떻게 잘 배울 수 있게 해주는지를 고민하는 과정들이 재밌었어요.


일을 하면서 확신이 생겼죠. 이후 한국에 와서 비슷한 스타트업을 찾았고 또 무작정 들이댔죠. 그곳에서도 많은 걸 배우고 퇴사 후, 지금은 온라인 교육플랫폼 서비스를 런칭해서 운영하고 있어요.



Q: 호주에서 교육플랫폼 업에 재미를 느끼고 현재는 창업까지 하게 되셨어요. 창업을 하고 싶으셨던건지 아니면 해외여행을 훌쩍 떠난 것 처럼 그냥 일단 해보지 뭐, 이런 생각이셨는지요?

A: 둘다 인 것 같은데, 지금은 정말 이 문제를 해결하고 싶어서 이 아이템을 선택했고 여기에 분명히 니즈가 있다고 생각해요. 또 이걸 우리가 정말 잘 할 수 있다는 확신으로 하는 것도 맞죠. 하지만 사실 이것도 우리의 추측일뿐이니까요. 맞다고 생각하고 제가 재밌어하는 일이니까 믿고 나아갈 수 있는 것 같아요.



Q: 여담으로 영어 쉐도잉 공부법을 올리신 유튜브도 봤어요. 독학으로 시작해 대기업강연까지 나가시더라고요! 그 모습을 보고 정말 종횡무진 멋지게 인생을 살아오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앞으로의 계획은 무엇인가요?

A: 예전에는 인생의 장기계획이 있었거든요. 제가 얼마 전 방청소를 하다가 23살때인가 학교 리더십수업에서 썼던 인생계획 그래프를 발견했어요. 26살에 MBA를 가고 제가 지금 34살인데 계획엔 이미 아이가 둘이나 있더라고요. (하하하, 대체 무슨 생각을 한거지?) 그걸 보면서 인생의 장기계획이 정말 무의미하구나…를 다시 한번 느꼈죠.


물론 중요할 수 있지만, 내가 어떤 것을 하고 싶다의 동사개념의 꿈만 있으면 그걸 향해 가면 되는 것 같아요.

지금은 일단 제가 운영하고 있는 서비스를 잘 운영해서 많은 사람들에게 배움의 기쁨을 느끼게 해주고 싶은 게 1차 목표이고요. 하다가 이 길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면 지금껏 그래왔던것처럼 다시 제가 잘하고 재밌어하는걸 찾아 나서면 되는거죠.


쉐도잉 영어법 (출처:유튜브)



제게 맞는 잼이 바로 '오디서 오디로잼'이잖아요. 저는 정말 내 인생이 어디서 어디로 가는건지, 내가 원하는대로 가고 있는건지 아무것도 모른채로 지냈거든요. 정말 그냥 흘러가는대로 그냥저냥 산거죠.

가장 중요한 건 지금, 현재에 최선을 다해야 하는 것 같아요. 어디로 갈지는 사실 잘 모르겠지만 지금을 대충 살면 정말 대충 오디로 흘러가요. 내가 현재는 어디로 가야할 지 모르더라도 그 순간에 최선을 다한다면 최선과 최선의 점들이 연결 돼서 언젠가는 나를 아름다운 어딘가로 이끌어주지 않을까 생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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