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집을 둘러싼 돌담 사이 한평이나 되려는가... 싶은 공간.
우린 이곳을 텃밭이라 쓰고 '들어가지 마'라고 부른다.
집 주변에서 뱀을 몇 번 본 이후로 우리 남편은 절대 혼자 있을 때 들어가지 말라고.
(둘이 있음 뭐가 달라지긴 하나?ㅋㅋ)
아무튼 집을 보러 왔을 때 정돈되진 않았지만 그나마 그곳에 유채꽃이 펴있길래
꽃들을 빼곡히 심으면 좀 나을까.... 하며 위안 삼았던.
그. 러. 나
이사하고 보니 그 꽃은 유채꽃이 아니라 배추꽃이었다는 -_-
인터넷으로 찾아보니 꽃은 거의 흡사해서 비교하기 어렵고 잎모양으로 구별해야 한단다.
내가 무식한 건 아니었어.....
어쨌든 지저분했던 그곳을 남편이 들어가 대강 치워놓고
가지랑 토마토 모종 몇 개를 심어놨다.
옆집 민이 이모가 고추 모종도 몇 개 가져와서 심어주신다.
난 처음에 들어가 흙 한번 뒤집었다가 민달팽이, 지렁이, 사슴벌레 유충??? 기타 등등
쉴 새 없이 쏟아지는 벌레들 때문에 두 번 다시 들어가지 않았다 ㅠㅠ
남편이 한번 들어가 잡초 정리해주고
또 한번 들어가 지지대 세워주고
그렇게 두 달을 방치했는데 제법 가지, 고추가 열리기 시작했다.
따야 하는데 좁은 공간에 너무 빼곡히 심어 흡사 미니 정글 같고
그 미니 정글 속에 도사리고 있을 벌레들 때문에 난 들어가지 못하겠고
어쩌지 어쩌지 하는데 혜정이가 들어가 보겠단다.
그.... 그럴래?ㅋㅋ (고맙다. 딸!)
장화 신고 긴팔 옷 걸치고 비닐장갑까지 끼고
내가 하도 호들갑을 떨었는지 혜정이도 들어가면서 두리번두리번
매일 사먹거나 엄마한테 얻어먹거나 하던걸
처음으로 심고 (내가 심은 건 아니고) 키우고 (내가 키운 것도 아니고) 따서 (내가 딴것도 아니네)
밥상 위에 처음 올린 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