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을 먹는 사람

일기

by 기묭


이사를 온 지도 벌써 일주일이 지났다. 일주일 사이에 해를 비롯해 많은 게 바뀌었다. 나는 손해를 보면서까지 해가 가기 전 해에 무리를 해서 집을 옮겼다. 어떤 의도가 있던 건 아니다. 좋은 방이 나왔는데 놓치기 싫어해서 그랬다. 그렇게 해서 나는 해가 바뀌는 사이에 손해를 무릅쓰면서까지 이사를 하게 된 것이다. 전 해에 살던 곳보다 13만 원이나 월세가 적지만 방은 훨씬 넓다. 물론 화장실과 주방을 포함 않기 때문에 그렇다. 화장실과 주방이 포함되지 않는 까닭은 원룸이 아니라 그렇다. 주제에 어떻게 원룸을 벗어났느냐 한다면 쉐어하우스라 그렇다. 약간의 긴장을 유지하면서도 자기만의 공간이 있는 생활 - 이 내게 필요했고 집을 쉐어 하는 게 가장 좋겠다 싶었다.
의도한 대로 살기 위해서는 많은 에너지와 노력이 필요하다는 걸 체감하고 있다. 인간은 저항이 적은 길로 가려는 경향이 있다고 - 설령 그 길이 자신이 바라는 길과 멀어지는 길이라고 해도 말이다. 요즘 저항이 거센 걸보니 제대로 가고 있는 것 같다. 내 평생에의 숙적인 나태함과의 싸움. 참 쉽다. 내적 저항이 가장 큰 길로만 방향을 잡고 가면 되니까. 참 어렵다. 저항이 아주 거세기 때문이다. 저항에서 오는 고통을 즐기는 방법을 배워야겠다. 저항에서 오는 고통을 어떻게 다시 동력으로 전환시킬 수 있을까. 자만? 자신? 압도적 승리감? 체감하는 방법이 가장 확실하고 빠른 것 같다. 그런데 체감을 하려면 경험을 해야 하고 경험을 하려면 움직여야 하고 움직이려면 나태하지 않아야 한다. 체감을 하려 해도 최초의 움직임이 문제다. 움직이게 할 강력한 동기가 필요하다. 아주 강력한 동기.. 도 좋지만 그래 너는 도대체 무슨 생각이 그렇게 많을까. 너무 이상적이다. 이상적이기만 한 사람은 이상하게 산다. 입으로만 산다. 그래서 일단 입을 틀어 막는다. 빠져나갈 곳을 찾던 생각들이 몸속을 돌고 돌며 이 무거운 육체에 활력을 주기를 바란다. 말을 먹는 사람이 되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