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로 바라보기

by 기묭


너를 부수고 싶다. 너를 부수고 통화와 문자만 쓸 수 있는 너로 바꾸고 싶다. 자주 하는 생각이다. 왜 그럴까? 방해가 된다고 생각하기 때문일까. 휴대폰에게 사태의 모든 원인을 돌리는 것은 정말 부당한 일인가. 인터넷에 연결되지 않은 채로 지낸 적이 오래라 쉽사리 상상이 가지 않는다. 군대에 있을 땐 어땠을까. 그림을 많이 그렸고 책을 많이 읽었고 운동을 많이 했고 얘기를 많이 나눴다. 그렇지 않게 된 것의 모든 원인을 휴대폰에게 돌리는 것은 부당한 것 같다. 그러나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치는 것에는 공감을 하는 바이기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 수 있다면. 나는 너를 부술 이유가 충분하다고 생각하는데 너는 어떻게 생각해. 너는 내게 묻는다. 그래도 바뀌지 않을 거라면. 원망의 대상이 있는 편이 낫지 않겠냐고. 네가 그 정도이기 때문에 그 정도로 살 수밖에 없다는 걸 받아들여야 하는 상황이 오는 게 과연 지금 보다 낫겠느냐고. 아프다. 설득력이 있. 그냥 해본 소린데 이렇게 까지 들어야 할 일인가. 너는 멈추지 않는다. 패턴만 보자. 자잘한 것 내버려 두고 패턴만 보면 그냥 바꾸고 싶은 게 아니냐. 지겨우니까 바꾸고 싶은 것 아니냐고.


사실은 그냥 바꾸고 싶어서 그런 게 아닐까. 원리를 보자. 질려서 그런 게 아니냐. 관점을 바꾸고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 네가 평소 필요하던 것들을 취하며 이롭게 사용할 수 있는데 왜. 아니라면 너는 그걸 증명하기 위해서라도 닳고 닳을 때까지 사용해야 할 것이다. <조화로운 삶>을 읽고 있다고 너의 그런 욕망이 정당화될 거라고 생각하는 거니. 휴대폰이, 디지털이 모든 문제의 원인인 사람은 그냥 사람이 문제인 것이다. 지금 취한 현실 안에서 조화로운 삶을 추구하며. 당면한 하루 안에서 조화롭기 위해 노력하며 방향을 잃지만 않는다면. 문제의 원인이 명확히 구체화되어 보인다면 의식적으로 한번 더 의심해봐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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