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세 보존의 법칙이라도 있는 것일까. 무리가 모여 우리가 되면 보존되어야 할 허세라는 것이, 그런 자리라는 것이 존재하는 것일까. 한 우리 안에서 허세를 부리지 않던 사람이 다른 우리 안에서 자신을 제외한 누구도 허세를 부리지 않는다면 자기가 마땅히 해야 할 일인 듯이 허세를 부리는 것은 과연 어찌하여 그런 것일까. 보존되어야 할 허세, 말들이라도 있는 것일까. 그래서 내키지 않음에도 돌아가며 허세를 부리는 것일까. 의지와 상관없이 그러한 것일까. 그러니까 나도 어쩔 수 없었다는 말을 하고 싶은 것일까. 너, 나, 우리는 공범이니까 그러니까 나도 어쩔 수 없었다고 말하고 싶은 것일까. 눈 앞에 글자들이 흐리다. 눈으로 말하고 귀로 보고 입으로 듣는다면 나는 우리는 좀 더 나아질까. 우리는 상명하복을 바라고 너와 나는 하극상을 꿈꾸는데 세상은 어떻게 돌아가는 것일까. 아주 잘 돌아간다. 퍽이나. 바라는 사람에게는 주지 않고 바라지 않는 사람에게는 주는데 어떻게 돌아가는 것일까. 뱅뱅 잘도 돌아간다. 그렇게 돌고 돌다 보면 지구는 둥그니까 자꾸 걸어가다 보면 우리는 다시 만나서 그래서 이번엔 누가 할 거야? 아무도 없네, 그럼 내가 해야 하나. 나다 싶으면 해야지! 아니, 조금만 더 참아보자. 상황을 인지하고 책임과 의무를 느낌에도 나는 조금만 조금만 더 참아보자. 세계에 균열이 일어나는 것을 목도하게 되는 것인가! 싶은데 네가 무던히 애를 쓰며 일어나 내가 이 역할을 맡겠소! 하고 외치며 허세를 부리는데 그래. 잘도 돌아간다. 퍽이나.
엿이나 먹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