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의 끝이 막다른 길인 것을 알면서도 너는 액셀레이터에서 발을 떼지 않았다. 나는 너를 말려야 하는지를, 좀 더 두고 봐야 하는지를. 이 두 가지를 가지고 고민했다. 두 가지 갈래에서 생각을 나아가다가 나는 갈래에서 나아간 길의 막다른 길에 다다르게 되었는데. 우리가 향하는 막다른 길 앞에서 너는 결국, 멈춰 서게 될 것인지 그렇지 않게 될 것인지를. 만약 멈춰 서지 않을 경우에, 그게 진심인지 그렇지 않은지를. 만약 네가 멈춰 설지 그렇지 않을지를 결정 내릴 수 있는 상태가 혹시 아니라고 한다면 행동 뒤에 숨은 진의를, 진짜 의도를 내가 앞서 파악하고 말려야 하는지를. 그렇지 않다면 정말 이것도 저것도 확실치 않아 자신도 확신할 수 없는 상태인데 내가 섣불리 말리려 하다가 반발심에 네가 멈추지 않게 되지는 않을지를. 나는 갈래의 막다른 길에서 그런 생각들을 하느라 그저 앞을 바라보며 아무 행동도 취하지 않은 채 앉아 있을 수밖에 없었다.
그러는 와중에 막다른 길은 점점 다가오고 있었고 너도, 그리고 나에게도 또한 결정을 내려야 할 순간이 다가오고 있었다. 나는 너의 표정을 살피며 표정 뒤에 숨은 얼굴 뒤에 숨은 가면 뒤에 숨은 진의가, 진심이 무엇인지 파악하려 애써 보는데도 끝끝내 파악할 수 없겠다는 의심만이 내 마음속에서 살펴질 뿐임을 알아차리게 되었다. 너는 무엇을 원하는 걸까. 막다른 길이란 걸 알고 있는데. 그럼에도 멈추지 않고 있다는 건 멈추고 싶지 않다는 것일까. 아니면 내가 멈춰주길 바라는 것일까. 너와 눈이 마주쳤고, 나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너는 앞을 한 번 바라보고, 침을 한 번 삼켰다. 이제 슬슬 브레이크를 밟지 않으면 멈추고 싶어도 멈출 수 없다. 너는 다시 나를 바라보며 당황한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
브레이크가 말을 듣지 않아.
나는 급하게 숨을 한번 들이키고, 앞을 바라보았다. 막다른 길이다. 아.
애초에 멈추고 말고의 문제가 아니었다는 것을. 그래, 차를 탄 것부터가. 술을 마시고, 술이든, 그게 무엇이든, 술에 비견될 어떤 상태로 말이다. 이젠 멈출 수가, 돌이킬 수가 없구나. 하는 순간에 우리는 쾅. 하고 막다른 길에, 벽에 들이받았고 쨍그랑-
하는 명징한 소리와 함께 함께 눈을 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