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상 너는 묻고 나는 답한다
너는 틀린 질문을 하고 나는 틀린 대답을 한다
꼴에 눈치는 있는지 너는 못마땅해 다시 묻는다
나는 답하고 너는 만족하지 못한다
나는 입을 닫고 너를 기다린다
너는 눈을 감고 나를 기다린다
너는 눈을 감고 앞에 있는 나에게
왜 오지 않느냐고 타박한다
나는 입을 닫고 너를 기다리다
참지 못하고 입을 연다
너는 화들짝 놀라 눈을 뜨고
왜 자기를 기만하느냐 화를 낸다
나는 말문이 턱 막힌다
너는 눈을 부릅뜨고 나를 바라보고
나는 고개를 숙여 눈을 내리깐다
너는 고개를 들어 자기의 눈을 바라보라고 한다
나는 고개를 들어 너의 눈을 본다
그러자 너는 눈을 감는다
나는 감은 너의 눈을 보고 다시 고개를 숙인다
너는 왜 자기를 바라보지 않느냐고 타박한다
나는 고개를 들다가 다시 숙인다
미안하다고 말한다
너는 뭐가 미안하다는 거냐며 타박한다
나는 너한테 미안하다는 것이 아니라는 말은 하지 않는다
나는 입을 닫고 보내지지 않을 편지를 쓴다
보내보기라도 해야 하는 것이 아니냐는 말은
긴 시간 나를 괴롭혀온 말이다
보내보기라도 하라는 너희들에게
나는 눈을 부릅뜨고 말한다
그 입을 닫으라고
받지 못하는 것은 너희의 몫이지 내 몫이 아니다
나는 얼마나 긴 시간 동안
보낼 수 없는 편지를 쓰고 지웠던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