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드머니 투자사업 본격 시작
제주혁신센터는 제주 투자 생태계 조성과 제주지역 스타트업의 안정적인 시장진입을 위해 ‘시드머니Seed Money 투자사업’을 전국창조경제혁신센터 중 최초로 시행했다. 보육기업 중 투자 신청한 10개 기업을 대상으로 예비투자심의위원회, 투자 심의위원회 등을 통해 ‘다자요’와 ‘당신의과수원’이 최종 선정되어 3천만원의 시드머니를 받게 되었다. 앞으로 다자요와 당신의과수원은 엔젤투자매칭펀드도 추가 신청할 수 있으며, 이를 통해 최대 6천만 원(센터 직접 투자금액의 최대 2배)의 투자를 추가로 받을 수 있게 되었다. 엔젤투자매칭펀드는 엔젤투자자인 제주혁신센터가 시드머니 투자 대상기업으로 선정된 기업에 선투자를 한 후 한국벤처투자에 펀딩 신청을 하면 엔젤 투자자(제주혁신센터)와 해당기업(시드머니 투자기업)에 대한 평가 및 특이사항 검토 후 일정 비율로 매칭해 투자를 진행하는 펀드다. 이로써 다자요와 당신의과수원은 시드머니 투자사업을 통해 최대 9천만 원의 투자자금을 확보할 수 있게 된다. 이번 시드머니 투자사업에 선정된 다자요와 당신의과수원, 기업평가를 맡았던 투자심의위원회 권순국, 강명구 심사위원을 만나 소감을 들어보았다.
다자요 남성준 대표
공공기관을 통한 투자유치여서
가능성있는 회사라는 인증을 받은 기분입니다
다자요는 제주 지역의 유휴공간을 재생 활용하는 기업입니다(자세한 기업소개는 <J-Connect> Vol.2 36p 참조). 제주혁신센터 입주 1기 기업으로서 첫 시드머니 투자사업에 선정되어 정말 기쁘지만, 한편으로는 입주 1기가 그동안 시드머니 투자 한 번 못 받았다는 반증으로 더 분발해야겠다는 다짐을 하게 되었습니다. 특히 공공기관에서 투자받은 것이어서 일반 VC벤처캐피탈에게서 투자받는 것과는 의미가 남다른 것 같아요. 단순히 시장 가능성뿐만 아니라 인증을 받은 기분이었습니다.
특히 이번 선정과정에서 법률심사와 회계실사를 처음 받아봤는데, 정말 회사에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저희의 미비점을 알게 되는 좋은 기회였고, 이를 통해 다자요를 더욱 튼튼한 기업으로 보완하고 어떤 상황에서도 대비할 수 있게 되었거든요. 이번에 받은 투자금은 우선 회사 운영비로 사용할 예정이며, 아마 기사가 나갈 때쯤이면 일부 금액은 직원 급여로 나갈 것 같네요.
사실 제주혁신센터의 입주기업이 되면서 제주 지역에 스타트업을 위한 공공기관이 있다는 점 자체가 큰 버팀목이 되었어요. 앞으로도 제주혁신센터가 지역의 많은 스타트업을 위해 더욱 노력해주셨으면 합니다. 사실 저희가 기댈 데가 그리 많지 않거든요. 또한 내년에는 더 많은 스타트업이 시드머니 투자를 받을 수 있게 확대해주셔서 안정적으로 시장진입에 성공하는 기반이 다져졌으면 좋겠습니다.
당신의과수원 오성훈 대표
법인 회사로 전환된 만큼
사회적인 역할을 더 생각하겠습니다
당신의과수원은 도시인들을 위한 과일나무 멤버십 서비스를 제공하는 회사입니다(자세한 기업소개는 <J-Connect> Vol.4 30p 참조). 당신의과수원은 올해 초 자금적인 부분에서 두 가지 목표를 세웠습니다. 정부지원금과 시드투자금을 하나씩 유치하는 것이었습니다. 이번 시드투자 유치를 통해 상반기에 이 두가지 모두를 확보하게 되어 정말 기쁩니다. 시드투자금은 좀 더 유연하게 자금을 운용할 수 있어서 사업에 더 매진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번 시드머니 투자사업 선정으로 당신의과수원이 개인 회사에서 법인회사로 전환이 되었고, 시간과 돈에 대한 개념이 사적인 영역에서 공적인 영역으로 넘어왔습니다. 제 개인적인 뜻에 의해 사업을 시작했다면 이제는 사회적인 의미와 역할을 더 생각하고 있습니다. 또한 예전에는 사업을 해서 ‘돈을 벌면 큰일을 하자’라고 생각했다면 이제는 투자금을 확보할 수 있다면 ‘지금부터 큰일을 할 수 있어’라고 생각이 바뀌었습니다. 이번 투자금을 통해 2018년부터 새롭게 운영하게 된 조천 과수원을 미래형 과수원의 모델로 공간 리모델링을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또한 현재 두 곳의 직영 농장뿐만 아니라 다른 농장들과 쉐어농장 계약을 통해 2019년 플랫폼으로 확장하려고 하는데, 이때 협력농장들과 함께 성장하는데 쓰일 예정입니다.
제주혁신센터에서 2차 시드머니 투자사업을 추진할 거라는 소식을 들었는데, 제주 내 더 많은 스타트업에게 좋은 기회가 돌아갔으면 좋겠습니다.
강명구 심사위원(서울산업진흥원 열린소통보좌역 / 투자매니저)
꼼꼼한 사전 실사를 통해 사업확장시
발생할 수 있는 위험요소를 미리 점검할 수 있었습니다
하시는 일은요.
2005년 서울산업진흥원(이하 SBA)에 입사해 스타트업스쿨, 해외사업, 경영지원(기획/인사), 창업보육, 서울창업허브 설립TF 등 다양한 업무를 거쳐 현재는 ‘대표이사 보좌역’ 직책을 수행함과 동시에 ‘SBA 액셀러레이팅 프로그램’에 참여할 잠재력 있는 유망 기업들을 발굴하는 업무를 하고 있습니다.
공공기관의 투자 매니저로서 이번 심사에 참여해보니 어떠신가요?
제주혁신센터 창업허브팀의 철저한 준비를 보고 정말 놀랐습니다. 현장 경험이 많은 변호사·회계사님들이 법률·회계 실사를 사전에 마쳐놔서 사업 확장 시 발생할 수 있는 위험요소를 미리 점검하고 판단할 수 있었습니다. 제주혁신센터 입주기업 심사 때도 느꼈지만 제주혁신센터는 정말 대충이 없는 것 같아요. 저는 그 원천이 ‘진정성과 열정’에서 비롯된다고 생각합니다. 매번 이곳에 올 때마다 많은 것을 배우고 느끼고 스스로 반성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심사시 중요하게 생각했던 부분은 어떤 것이 있을까요?
저는 크게 3가지 기준을 두고 심사 했습니다. 첫째, 사업내용에 ‘제주만의 무엇(?!)’이 있는지를 봤습니다. 이번 투자를 통해 훗날 제주를 대표 할만한 스타트업이 나와야 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둘째, ‘시드투자금을 의미 있게 사용하면서 쉽게 망하지 않을 기업’을 찾았습니다. 소중한 제주도민의 세금으로 어렵게 이뤄지는 첫 투자인만큼 정말 필요한 요소에 알차게 사용할 곳이 어딘지를 후보기업 간에 비교하며 심사했습니다. 셋째, ‘잠재력 또는 확장 가능성(스케일업)’을 봤습니다. 제주를 넘어 국내 다른 지역이나 또는 해외로까지 확장이 가능할지도 염두에 두었습니다.
심사과정에서 느끼신 제주와 제주 스타트업만이 가진 차별성이 있었다면 무엇이었나요?
제주 지역의 사회문제(빈 집, 빈 과수원 등)를 해결할 수 있는 어떻게 보면 임팩트 투자 성격의 기업들이 투자사업에 신청하고 선정된 것이 가장 큰 특징인 것 같습니다. 임팩트 투자는 수익 창출뿐 아니라 사회적·환경적 성과까지 달성해야 하기 때문에 성공하기가 일반 스타트업에 비해서 훨씬 어렵습니다. 하지만 성공했을 땐, 그만큼 더 큰 의미가 있죠. 최근 정부에서도 ‘소셜벤처’에 대한 지원을 대폭 확대한다고 발표했기 때문에 시기적절한 방향이라고 생각합니다.
마지막으로 투자가 필요한 스타트업에게 조언한마디 해주신다면.
투자자가 투자시 가장 우선하는 사항은 대표자의 비전과 역량입니다. 대표자의 경험, 지식, 열정, 의지, 성격, 리더십, 윤리의식 등이 합해져 비전과 역량이 되는 것이겠지요. 한 가지를 더 한다면 캐시플로우(cash flow) 파악을 통한 재무예측능력입니다. 스타트업이 투자받기를 원하는 규모와 시기를 분석하고 그에 따른 투자유치가 기업의 성장을 달라지게 만듭니다.
권순국 심사위원(포스코기술투자/ 투자심사역)
심사위원이 각 방면의 전문가로 구성되어 있어
다양한 각도로 의견이 개진될 수 있었습니다
하시는 일은요.
포스코기술투자에서 투자심사역을 하고 있습니다. 보통 시리즈-A 단계의 투자를 집행하고 있고 다양한 산업내 스타트업 투자를 하고 있습니다.
이번 사업의 투자심의원회 심의위원으로 함께 해주셨습니다.
가장 놀라웠던 부분은 회계 및 법률 실사 부분입니다. 실사법인 담당 회계사와 변호사가 모두 참석해 투자리스크를 체크해서 심사의 질이 매우 높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실사 담당자가 직접 참석하여 결과보고 및 의견을 개진해 주셔서 의사결정에 많은 도움이 되었거든요. 실사 외적으로 대상 업체들에게 회계 및 법률 컨설팅이 이뤄진 점도 매우 인상적이었습니다. 이 밖에 참석해주신 심의위원들이 각 방면의 전문가로 구성되어 있어서 다양한 각도로 심의 의견이 도출되었고 상호 보완적인 의사결정이 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심사시 우선적으로 고려하시는 부분은.
창업자, 사업아이템, 시장성, Valuation 등 다양한 항목이 심사에 중요한 부분이 되겠지만 저는 창업자, 즉 사람이 가장 중요한 것 같습니다. 스타트업은 대표의 역량에 따라 그 성패가 좌지우지 됩니다. 개인적으로 대표로서 갖춰야할 역량으로는 건강한 기업가 정신, 시장과 사업에 대한 강한 신념, 변화에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는 합리적인 기업가 정신이라 생각합니다.
제주 지역의 스타트업만이 가진 차별점은 무엇이 있을까요?
제주 지역의 인프라를 활용해 제주색이 물씬나는 비즈니스 모델을 볼 수 있었습니다. 신비의 섬, 제주도의 자연환경, 관광인프라, 현지의 농수산품의 특징을 잘 활용한 사업 특징이 돋보였습니다. 아무래도 서울·경기권은 IT서비스, 제조,기술 기반의 사업이라고 보면 제주도는 지역 인프라를 잘 활용한 창의적인 비즈니스 모델을 볼 수 있었습니다.
심사시 어려웠던 점이나 안타까웠던 점이 있다면요.
심사에서 가장 어려웠던 부분은 제주 실상에 맞춰 얼마만큼 잠재력을 갖고 확장할 수 있는지 판단하는 부분이었습니다. 질의응답으로 대부분 해소할 수는 있었습니다. 아쉬운 점으로는 제주 지자체에서 보다 적극적으로 제주 스타트업에게 손을 내밀어 주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했습니다.
지역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가 더 활성화해야 한다고 보는데.
지역 스타트업의 육성은 지역 내 창업지원기관에서 담당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외부의 자원을 유입시키는 것도 해당 기관의 중요 역량이라고 생각합니다. 특히 실질적인 투자가 수반된다면 창업 활성화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고 꾸준한 지원이 뒷받침 된다면 선순환도 기대할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투자가 필요한 스타트업에게 조언을 해주신다면.
최근의 스타트업 시장 환경은 우리나라에 벤처 개념이 도입된 이래 최고의 호황을 맞고 있습니다. 시장내 벤처투자금이 대규모로 조성되고, 기업, 학교, 정부기관 등 다양한 사회 구성 기관이 벤처 시장을 부양해 한목소리를 내고 있습니다. 하지만 아무리 많은 규모로 조성되어 있는 투자금이라도 단지 스타트업이라는 이유만으로 투자가 이루어지지는 않습니다. 통상적으로 생각하는 수준의 열정과 노력으로는 실패할 수도 있습니다. 끊임없이 변화하고 창조해야 살아남을 수 있는 스타트업의 숙명은 정말 외롭고 힘든 길입니다. 시기적으로 많은 기회가 열렸으니, 더욱 최선을 다해 기회를 꼭 잡으시길 바랍니다. 행운을 빕니다.
정리 편집실 | 사진 황성규
*본 게시글은 2018년 J-CONNECT 가을호 내용을 바탕으로 재구성하여 게시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