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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제이커넥트 Dec 20. 2018

지역의 지속가능성을
위한 시민자산화

빌드㈜ 임효묵 이사

제이커넥트 데이 첫째 날 포커스 세션에서 ㈜빌드의 임효묵 이사는 ‘지역의 지속가능성을 위한 새로운 비전 시민자산화’를 주제로, 현재 경기도 시흥시와 함께 추진하고 있는 ‘시민자산화 시범사업’을 소개했다. 그는 “도시재생과 시민자산화는 연관성이 많다”며 “특히 시민자산화는 젠트리피케이션을 막기 위한 대안”이라고 설명했다. 빌드가 추진 중인 시민자산화에 대해 좀 더 자세히 알아보기 위해 임효묵 이사와 이야기를 나눠봤다.



젠트리피케이션을 막기 위한 대안

‘시민자산화’


침체한 옛 도심이 활성화되면서 땅값과 임대료가 치솟고 결과적으로 마을을 가꾸던 원주민이 터전에서 밀려나는 ‘젠트리피케이션Gentrification’ 현상으로 국내 곳곳이 몸살을 앓고 있다. 경기도 시흥시는 젠트리피케이션을 막기 위한 대안으로 ‘시민자산화 시범사업’을 추진 중이다. 그리고 그 사업의 운영을 바로 임효묵 이사가 속해 있는 예비사회적기업 빌드가 맡았다.


“전세계적으로 젠트리피케이션을 막기 위한 대안으로 ‘시민자산화’ 운동이 활발히 펼쳐지고 있습니다. 시민자산화란 다수의 주민이 토지와 건물 등 공동 소유의 자산을 마련해 운영·관리 권한을 확보하고, 이익을 공동체에 투자하는 것을 말합니다. 현재 빌드는 경기도 시흥시 월곶에서 지역재생 프로젝트와 시민자산화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특히, 시흥시와 함께 공유공간 경영을 통해 지역문제를 해결하는 방안을 찾고 있습니다.”





지속가능성 위해

국내 성공 모델 발굴 필요


시흥시의 시민자산화 시범사업은 시흥시가 건물을 매입하고, 빌드가 운영하는 시스템으로 진행되고 있다. “월곶의 첫 번째 시민자산화 1호 모델은 ‘바이아이’라는 키즈카페입니다. 시흥시가 1층 50여 평의 공간을 매입해 시세 절반 수준(월 100만 원)으로 임대해 주었습니다. 사실 지역 주민이 처음부터 공간을 매입하는 것이 가장 이상적인 시민자산화의 모습이지만, 대규모 자금을 형성하기 어려운 상황이라 시흥시의 도움을 받고 있습니다.”



시민자산화의 해외 성공 모델은 쉽게 찾아볼 수 있지만, 국내의 경우 아직 도입단계이다 보니 그렇다한 모델을 찾아보기란 쉽지 않다. 그래서 현재 빌드는 시민자산화 시범사업을 운영함에 있어 많은 시행착오를 겪고 있고, 이 사업을 지속가능하게 만들기 위해서 앞으로도 개척해야 할 일들이 많다. “지금은 시흥시에서 공간을 임대받고 있지만, 향후에는 월곶 주민의 공동체 자산으로 바꿔나갈 계획입니다. 지역 주민이 공동으로 투자해 부동산을 소유하는 방식이 이뤄지기 위해서는 근거법이 있어야 합니다. 하지만 아직 우리나라에는 그와 관련된 가이드라인 조차 없습니다. 시흥시와 빌드가 하나부터 열까지 다 만들어가야 하는 상황이죠. 그나마 우리와 비슷한 뜻을 가진 정책이나 기관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


임효묵 이사의 설명에 따르면 만약 월곶동의 시민자산화 시범사업이 성공모델이 된다면 이후의 각 지역에서 펼쳐지는 시민자산화 사업은 훨씬 수월해질 것이다.


“아무래도 성공 모델이 하나라도 있으면 지역 주민의 공감을 얻고, 이해시키는데 도움이 되거든요. 그리고 이번 제이커넥트 데이에 참석한 지역혁신가들 중 시민자산화에 공감하신 분들이 많았는데, 지역에서 활동하는 분들이 먼저 앞장서서 현실적인 제도를 만들어 나갔으면 좋겠습니다.”


제도적 정착 가능성 확인한 ‘제이커넥트 데이’


임효묵 이사는 제이커넥트 데이 첫 날부터 마지막 날까지 여러 프로그램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며 각 지역의 혁신가들과 교류했다. 특히 그는 부산에서 활동하고 있는 ㈜공유를위한창조 박은진 대표의 사례를 집중해 들었다.


“제이커넥트 데이의 프로그램들을 통해 빌드가 하고 있는 지역활동의 방향이 틀리지 않음을 확인 받을 수 있었던 것 같아요. 특히 부산에서 이바구캠프를 운영하고 있는 박은진 대표님의 사례를 통해 다시 한번 희망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공유를위한창조 역시 저희처럼 이바구캠프를 통해 지역 커뮤니티가 부동산을 소유하는 지역자산화 프로젝트를 부산 영도 봉산마을에서 실험하고 있습니다. 특히 진행과정 중에 영도의 지역 주민 40명이 2,000만 원을 투자해 공간을 먼저 매입했다는 이야기를 듣고, 우리와는 케이스가 조금 다르지만 다른 지역에서도 같은 시도를 하고 있다는 것에 힘을 얻었습니다. 계속해서 각 지역에서 시민자산화를 펼쳐간다면, 짧은 시

간 안에 제도적 정착이 가능해질 것이라는 희망을 갖게 되었습니다.”


지역 주민이 함께할 때 진정한 시민자산화 이뤄져


앞에서도 언급했듯이 시흥시의 시민자산화 시범사업은 시흥시와 지역 주민이 공동의 소유를 전제로 시작되는 형태가 아닌 시흥시의 공유재산 임대 방식으로 시작했다. 하지만 시민자산화의 지속가능성을 위해서는 향후 지역 주민의 공동체 자산으로 전환해야 한다.


“시흥시와 계약한 임대기간이 5년입니다. 5년 안에 수익을 내고, 지속가능성이 있는 사업이라는 것을 증명해야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먼저 지역 주민과 신뢰를 쌓는 것이 중요한 것 같아요. 지역 주민이 먼저 시민자산화를 이해하고, 공감해야지만 보다 적극적으로 사업을 추진할 수 있으니깐요.”


현재 빌드는 시흥시와 시민자산화 제도개선을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민간주체의 기금적립 및 법인설립 추진을 통해 진정한 시민자산화가 이뤄질 수 있도록 중장기 로드맵을 수립하고 있다. 앞으로 시흥시에 변화를 일으킬 빌드의 시민자산화 활동들이 국내 시민자산화의 대표 모델로 자리잡기를 기대해본다.






*본 게시글은 2018년 J-CONNECT 겨울호 내용을 바탕으로 재구성하여 게시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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