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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제이커넥트 Jul 24. 2019

공정여행수호자 <제주착한여행>

아이디어로 승부하는 관광 스타트업 - 제주의 로컬주의자들

제주의 진짜 모습이 궁금한 여행자에게 제주의 속살을 면밀히 보여주고,
마을 주민과 함께 행복한 기운을 나누는 착한 여행사가 있다. 
공정여행을 이끄는, 이름도 상냥한 제주착한여행이다.




‘제주착한여행’은 공정여행에 가치를 두고, 마을 여행 콘텐츠를 발굴해 느리게 걷고 세세하게 보며 오롯하게 느끼는 여행법을 제안한다. 공정여행이란 환경을 해치지 않으면서 현지의 진짜 모습을 들여다보는 것으로, 여행자의 만족도를 높이고, 현지인에게는 응당한 혜택이 돌아가게 하는 선순환 구조를 취한다.


 “제주착한여행은 2016년 공정여행 연구 모임에서 시작했어요. 당시는 제주 관광의 관행적인 부작용이 드러나던 시기였죠. 유명 관광지, 핫 플레이스 위주로 다닌다고 해서 진짜 제주를 봤다고 할 수 없잖아요. 제주가 궁금해서 방문한 여행자에게 있는 그대로의 지역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어요. 그 매개체가 마을이 될 수 있다고 판단했어요.” 제주착한여행 허순영 대표의 말이다. 


육지에서 도서관 문화 운동가로 활동한 허 대표를 비롯해 교사, 출판업 관계자, 기획자 등이 모여 고민을 나눴다. 10년 전부터 서울에서 공정여행을 이끌어온 ‘착한여행’ 나효우 대표가 작업을 도왔고, 전국을 돌며 주민 사업체를 발굴하고 마을 여행을 꾸리는 ‘관광두레’ 팀에게 프로그램 기획에 관한 피드백을 받았다. ‘이러한 구성이 앞으로 나아가야 할 여행의 방식이다’는 얘기를 들었을 때, 비로소 자신감을 얻었다. 제주착한여행은 제주다운 마을과 사람을 연결하는 것을 목표로 했다. 


평대리의 ‘홍반장’ 부석희 삼춘과 함께 올레길과 우영팟, 밭담길, 해안길을 거니는 ‘사부작사부작 평대리’, 저녁에 섬에 들어가 다음날 아침에 나오는 ‘거꾸로 우도 여행’, 수많은 차인(茶人)을 길러낸 ‘성공스님과 함께하는 인생 차 한잔’, 제주 전통주와 감귤 뱅쇼를 빚으며 술과 제주에 취하는 ‘취려도’, 아름다운 제주의 숲과 교감하는 ‘숲 속 달리기’ 등 흥미로운 여행 프로그램을 기획했다. 

지난 3년간 약 60개의 프로그램을 만들었고, 현재 상시 운영하는 프로그램은 10여 개쯤 된다. 제주착한여행은 누구나 꿈꿔봤을 법한 소박하고 아늑한, 그래서 몸과 마음이 건강해지는 여행법으로 가득하다. “늘 사람을 찾고 있고, 사람과의 여행을 만들고 있어요. 오래 기억에 남고, 또다시 그곳에 가고 싶은 까닭은 결국 ‘사람’에 있는 게 아닌가 싶어요. 그 사람이 경험한 삶에서 여행지를 연결하는 일을 통해 점차 좋은 사람들과 인연이 닿아요.” 여행 프로그램뿐만 아니라 제주 여행의 올바른 방향성을 찾고 기획자를 키우는 ‘마을 여행 기획가 양성 과정’ 수업을 진행하는데, 재능과 개성을 겸비한 이들이 삼삼오오 모여든다. 이곳에서 마음 맞는 수강생과 재밌는 프로그램을 만들기도 한다. 


제주착한여행이 만들어낸 공정여행 콘텐츠에 매료된 사회적 기업과 공공 기관에서 문의가 잇따르고 있다. 3년간 700여 명이 제주착한여행을 통해 제주로 워크숍을 왔는데, 프로그램 구성이 만족스러워 2박 3일 일정에서 3박 4일로 변경되는 경우도 있었다. 제주착한여행은 단체 워크숍을 통해 얻은 수익으로 인생의 전환기가 필요한 이들을 대상으로 한 ‘인생 2모작 수업’과 한 부모 가정의 여행을 꾸준히 지원하고 있다. 


자유 여행자를 위한 여행 프로그램 개발과 워크숍 진행, 마을 여행 기획자를 양성해 공정여행에 대한 저변을 넓히는 것이 제주착한여행의 궁극적인 목표다. “굳이 공정여행이라 부르지 않아도 여행자와 지역 주민 모두 제주에서 행복한 시간을 가졌으면 해요.”






제주착한여행 / 제주시 아봉로 762-1 / 064-782-5152 / www.jejugoodtraval.com / @jejugoodtravel




*J-CONNECT 매거진 2019년 여름호 (Vol.10)을 온라인에 맞춰 게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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