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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제이커넥트 Nov 04. 2019

바다에서 건져 올린 부가가치

[마린이노베이션]

플라스틱으로 인한 환경오염의 심각성은 더 말하면 입이 아플 정도로 인류와 지구를 위협하는 중대 문제 중 하나가 되었다. 플라스틱 사용 절감을 위한 움직임과 함께 신소재 개발의 필요성도 대두됐다. 주로 목재와 옥수수 전분과 같은 육상 식물계를 활용해 신소재를 개발하는 움직임이 일었지만, 최근에는 산림 훼손이 야기되며 지구온난화를 가속할 수 있다는 또 다른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플라스틱을 대체할 수 있으며, 벌목이 필요 없는, 바다의 해조류에서 환경 문제를 해결할 실마리를 찾은 환경 스타트업이 있다. 바다에서 부가가치를 창조한다는 비전으로 해조류를 이용해 목재와 플라스틱 대체재를 개발하는 ‘마린이노베이션’이다.



해조류 추출물과 부산물로 플라스틱, 목재 대체재 개발 


마린이노베이션은 친환경 소재인 해조류를 이용해 신소재를 개발하고 상품을 제조·유통하는 환경 스타트업이다. 현재 개발된 신소재 상품은 비닐봉투, 달걀판, 과일 포장 용기, 커피 트레이, 종이컵 등 일상적으로 남용되고 버려지는 일회용품이다. “국내 포장 용기 사용량은 세계 2위입니다. 1인당 연간 비닐 사용 개수는 420개로 핀란드의 100배에 달합니다. 자연 분해가 어려운 미세 플라스틱은 다양한 환경문제를 야기하는 것은 물론, 우리가 모르는 사이 물, 소금, 음식물 등을 통해 섭취되어 인체에 악영향을 끼치고 있습니다. 포장재 남용은 무분별한 벌목으로 이산화탄소를 흡수해야 할 나무가 고갈되는 데 일조하고 있죠. 마린이노베이션은 인간과 자연 생태계를 위협하는 환경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기존 목재와 플라스틱을 대체할 생분해성 종이와 플라스틱 대체재를 개발하게 되었습니다.” 


마린이노베이션 차완영 대표는 (주)현대글로비스 재직 당시 인도네시아 자연 트레이딩 활동으로 해조류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해조류 추출물로 부가가치가 높은 식품, 화장품 등 상품을 만들면서 부산물로 신소재를 개발하면 상품화가 가능하리라고 생각했습니다.” 버려지는 해조류 부산물을 원료로 사용할 경우 원가 절감으로 가격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고, 폐기할 때도 자연 생분해되니 환경오염도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있다는 것. 그동안 활용 가치를 찾지 못해 바다로 다시 버려지던 해조류 부산물의 펄프 성분을 찾아 일회용품 종이컵, 도시락 

용기 등을 제작했다. 해조류 부산물로 추출한 해조 펄프는 목재 펄프와 다르게 제조 기간이 짧고, 공정 시 화학 물질을 사용할 필요가 없으며, 성장 속도가 빠른 해조류 특성상 30~60일이면 원료인 해조류를 키워낼 수 있다. “해조류 중 홍조류인 우뭇가사리의 섬유 성분으로 종이 상품을 만들 수 있습니다. 또 갈조류나 녹조류인 코토니 등 다당류를 이용해 비닐, 플라스틱 컵 등 플라스틱 상품을 만듭니다.” 


마린이노베이션에서 해조류 추출물로 만든 비닐봉투는 친환경 생분해 인증을 준비 중이다. 여기에 해조류 추출

해조류 추출물로 만든 비닐봉투

물 확장 상품(아가로스, 화장품 원료, 바이오 부탄올), 해조류 부산물 확장 상품(기저귀, 생리대, 마스크 팩 시트, 바이오 복합 소재 등)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더욱 다양한 상품을 위해 유니스트, 한국생산기술연구원, 섬유기술개발연구원이 함께 기술을 연구 중이며, 상용화할 수 있는 생산기술을 갖춘 SK이노베이션, SKC, 농심 등이 협력하고 있습니다.” 





10년간 완성한 기술로 투자 유치와 스케일업에 성공


차완영 대표가 초기 시장 진입이 가능한 상품 개발 단계에 들어가고 2019년 마린이노베이션을 설립하기까지 10년이 걸렸다. 개발 이후 상품 생산과 유통에 이르는 과정에서 자금을 확보하는 데도 어려움이 있었다. “제조업 스타트업이 스케일업 단계에서 실패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당장 가시적으로 성과를 보여줄 수 없는 분야이기 때문에 투자받기가 어렵고요. 무엇보다 이 아이디어를 실현하기 시작한 10년 전에는 친환경 시장에 큰 관심이 없었습니다.” 그럼에도 꾸준히 상품 개발에 매진했고, 창업 후 기술적 완성도와 환경적 가치, 높은 시장 경쟁력을 인정받아 다양한 액셀러레이팅 프로그램에서 민·관 투자를 유치해 스케일업의 발판을 마련했다. 퓨처플레이와 농심이 함께 스타트업을 발굴하는 테크업플러스(TechUP+)에 선정, 퓨처플레이에서 투자를 받았으며, 지난 6월에는 SK이노베이션과 SV2 임팩트 파트너링 협약을 맺고 와디즈 펀딩으로 SK이노베이션으로부터 5억 원의 투자 유치에 성공했다. 해양 수산 액셀러레이터 MYSC, 울산창조경제혁신센터, 울산 남구형 청년 창업가 지원 사업, 중소기업벤처부 구매조건부 신상품 개발 사업 등을 통한 자금 확보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또 (주)인포뱅크를 통해 중소기업청의 기술창업 지원 프로그램 팁스(TIPS)를 준비 중이다. 


지속 가능한 개발 동력을 마련하기 위해 상용화 가능한 상품을 시장에 소개하고 매출 규모를 확대할 계획도 있다. 2019년 10월에는 해조류 추출물이 함유된 양갱을 출시한다. 추출물과 부산물로 만든 일회용품 대체제인 비닐봉투, 달걀판, 과일 트레이, 커피 난좌(고정용 완충재) 등이다. “10월 이후 단계별로 출시 예정입니다. 현재 SK그룹, GS 홈쇼핑, 11번가, 헬로네이처, CU, 울산시, 울산항만공사 등 기업과 기관에서 마린이노베이션의 활동에 관심을 보이고 있습니다.” 



환경문제 해결에 실용적인 대안을 제시하며 환경 가치와 시장성을 동시에 확보 


해양 자원, 특히 해조류에서 성분을 추출해 환경오염을 유발하는 플라스틱과 목재 대체 소재를 개발하고 상품을 생산하는 것은 일회용품을 대체할 것이 있다는 사실을 넘어 경제적 효과도 기대할 만하다. “해조류 추출물과 부산물로 만드는 상품은 인체에 무해하고 폐기 시 생분해됩니다. 또 현재 일회용품을 대체할 차세대 원료나 상품이 될 수 있다는 장점과 동시에 목재보다 50배 이상 이산화탄소 흡수력이 높은 해조류 양식을 통해 탄소 배출권 사업에 관심을 보이고 있는 SK이노베이션, 포스코와 함께 탄소 배출권 사업까지 확장할 수 있습니다.” 

원료가 되는 해조류를 양식하고, 이 양식지에서 채취한 해조류의 추출물과 부산물로 부가가치가 높은 화장품, 기능성 식품 등을 개발하고 유통해 경제적 부가가치 창출과 함께 더 큰 범주의 환경문제 해결에 앞장서는 것이 차완영 대표, 그리고 마린이노베이션의 비전이다.


해조류 부산물에서 추출한 펄프로 만든 달걀판과 종이컵 등

올해 8월 열린 ‘사업 아이디어 피칭데이’에 참여하며 제주창조경제혁신센터와 인연을 이어가는 마린이노베이션은 최근 센터의 보육 기업으로 이름을 올리는 데서 나아가 제주에서의 가능성에도 주목한다. 해조류 원료 중 하나인 우뭇가사리는 제주에서 전국 생산량의 80%를 차지하며 품질도 우수하다는 것. “우뭇가사리는 제주에서 3000톤 정도 생산하고 있습니다. 특히 제주 우뭇가사리는 세계적으로 1등급에 속하는 아주 우수한 자원입니다. 마린이노베이션에서 판매하는 양갱 또한 제주산으로 제작하고 있습니다. 버려지는 부산물로는 친환경 일회용품을 제작할 수 있고요.” 우수한 해양 자원이 있는 제주에서 마린이노베이션은 친환경 일회용품 생산 공장을 설립하고, 상품을 개발해 국내와 글로벌 시장에서 우수 브랜드로 자리매김할 계획이다. 마린이노베이션은 친환경 신소재 개발 전문 기업으로서 환경적 메시지와 함께 기존 상품은 물론 가격, 성능, 품질이 떨어지지 않는 다양한 친환경 상품을 통해 환경을 생각하는 착한 소비를 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고자 한다. 


기술이 발전하며 지구와 환경은 계속해서 고통받아왔다. 이제는 기술로 지구와 환경, 그리고 사회를 다시 회복해야 할 시점이다. 기술 혁신으로 환경과 인간이 공존하는 기반을 마련하고 있는 마린이노베이션의 행보가 더욱 관심 가는 이유다. 




마린이노베이션    http://www.marineinv.com/default/




*J-CONNECT 매거진 가을호(Vol.11)의 내용을 온라인에 맞춰 게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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