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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제이커넥트 Nov 04. 2019

지속 가능한 Green City

전정환 제주창조경제혁신센터장

미국 서부 포틀랜드는 제주와 규모가 비슷한 인구 65만 명의 도시다. 뛰어난 자연경관 외에 나이키 본사 등 라이프스타일을 선도하는 여러 브랜드의 고향으로 알려졌으며, 최근에는 미국에서 살기 좋은 도시로 매년 선정되고 있다. 현대인들이 애정 해마지않는 포틀랜드는 50년 전 도시 문제를 완벽히 해결하면서 그린 시티로 변모했다.





1. 그린시티의 풍경 : 미국 포틀랜드

1960년대 포틀랜드의 모습은 지금과는 전혀 달랐다. 지나친 공업화로 1950년대 이후 윌래밋 강은 공장 폐수로 오염되었고, 급증한 자동차와 기계에서 나오는 배기가스로 대기오염 또한 심각했다. 교통량은 급증했고, 중심 시가지 인구가 감소하는 도심 공동화 현상이 가중됐다. 50년 전의 도시 문제를 완벽히 해결하면서 포틀랜드는 현재의 ‘그린 시티’가 될 수 있었다. 윌래밋 강은 산책하기 좋고 자연경관이 훌륭한 명소가 되었으며, 대중교통이 발달하고, 자전거를 주요 교통수단으로 사용하는 시민이 8%에 달하는, 걸어 다니기 좋은 도시가 되었다. 전체 에너지의 60% 이상을 재생에너지로 생산하고 있으며, 2050년 100% 재생에너지 생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 쓰레기의 50%가량은 리사이클링 하고 있다. 도시가 변화하면서 포틀랜드의 주력 산업도 중공업에서 라이프스타일 산업과 그린 산업으로 옮겨갔다.


2. 그린시티의 풍경 : 브라질 쿠리치바 

브라질의 쿠리치바는 인구 170만 명의 브라질 남부 도시로, ‘세계 생태 수도’라고 불리는 친환경 도시다. 하지만 쿠리치바는 1971년까지만 해도 무분별한 개발로 극심한 환경오염에 시달렸다. 그런데 어떻게 세계 최고 친환경 도시로 변화할 수 있었을까? 비결은 ‘도시의 호의성’을 만들어낸 데 있다. 덕분에 장기간에 걸쳐 기적이 일어난 것이다. 일례로 시청에서 거리에 묘목을 심은 후 시민들에게 정기적으로 물을 주게끔 도움을 요청한 ‘시에서 만든 그늘에 물을 줍시다’라는 캠페인이 있다. 20년이 지나지 않아 나무는 수백만 그루로 늘어났다. 시민들이 재활용 자원을 수집해 오면 음식과 버스표로 교환해주는 재활용 프로그램을 진행하자 쓰레기 문제와 빈곤층 문제가 동시에 해결되었다. 대중교통 체계도 혁신적이었다. 지하철을 만드는 비용의 10~20%로 효율적인 대중교통 체계를 만들고, 배차 간격을 줄여 차량 운행 대수의 30%를 감축하고, 보행자 중심의 도시를 만들었다. 통근자의 75%가 버스를 이용하게 되었고, 자전거 이용률이 증가하면서 브라질에서 대기오염 정도가 낮은 도시 중 하나가 되었다. 또 버려진 채탄장과 석산 개발 부지를 복원하고, 쓰레기 투기장을 식물원으로 개조해 환경 개방 대학을 만드는 등 다양한 노력을 기울였다. 그 결과 주민 1인당 녹지 비율은 0.5㎡에서 64.5㎡로 확대됐고. 녹지의 증가로 생물종이 다양해졌다. 무려 290종의 조류와 양서류, 포유동물이 서식하게 된 것이다.




도시가 그린 시티가 되기 위해선

올해 8월 제주시 봉개동 쓰레기 매립장 입구에서 주민들이 음식물 쓰레기 수거 차량 10대를 들어가지 못하게 막아섰다. 이 차량에 실은 음식물 쓰레기가 처리되지 못하면 당장 다음 날 오전부터 쓰레기 대란이 일어날 상황이었다. 도지사가 주민들을 만나 다양한 대책을 제안하고 논의해 긴급 상황은 피할 수 있었지만, 중·장기적 과제는 남아 있다. 섬이라는 제주의 지역 특성상 이러한 쓰레기 문제가 바로 눈에 보이는 것일 뿐, 제주에서 불거진 현상은 우리나라 전체의 문제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대기오염 문제도 심각하다. 지난 7월 여수에서 여수 국가산단 입주 업체 중 5개 대기업과 대기오염 측정 대행업체가 기소되었다. 2015년부터 2018년까지 업체들이 염화비닐, 염화수소, 시안화수소, 벤젠 등 유해 물질을 기준치를 초과해 불법 배출하고 배출량이 기준치 이내라고 속였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는 1960년대까지만 해도 산업이 발달하지 않은 저개발 국가였다. 이후 중화학공업 국가로 고도의 경제 성장을 이룬 덕분에 우리나라는 5000만 명 이상 인구에 1인당 국민소득 3만 달러를 넘는 세계 경제 규모 7위 국가가 되었다. 하지만 이제는 교통 혼잡, 대기오염, 수질오염, 쓰레기 증가 등 여러 가지 환경문제로 고통받고 있다. 우리나라가 저임금을 앞세워 중화학공업 도시를 건설하던 시기에 서구 선진국 도시들은 공업 경쟁력을 잃고 쇠퇴해갔다. 그러나 그 도시들은 라이프스타일 도시, 그린 시티로 변화해가며 삶의 질을 높였고, 인재를 중심으로 한 지식 기반의 크리에이티브 시티로 변화했다. 중국이 저임금을 앞세워 산업화로 경제 성장을 추구할 때 우리는 살기 좋은 도시를 위해 무엇을 하고 있을까?




가속화되는 위기 속에서 움트는 환경 산업 

현재 우리나라 여러 도시에서는 성장 과도기에 겪는 여러 현상이 동시에 나타나고 있다. 한편으로 위기가 가속되고 있지만, 대안을 모색하는 움직임도 커져가고 있다. 버려지는 환경 자원을 재활용하는 스타트업이 등장하고 있으며, 제주의 ‘카본프리 아일랜드 2030 Carbon-Free Island 2030’과 같이 재생에너지와 전기차 보급 정책에 집중하는 지방정부가 늘어가고 있다. 선진국에서 환경 문제는 산업 발전과 배치되는 것이 아니다. 환경은 유망한 산업 기반이기도 하다. 전 세계적으로 지구온난화, 해양 쓰레기 등으로 인한 위기가 커지면서 이를 해결하기 위한 다양한 시도가 이루어지고 있다. 근래에는 기술로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스타트업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이들은 재생에너지, 플라스틱 재활용, 쓰레기 분해, 라이프스타일 변화 등에 있어 주도적인 역할을 해내고 있다. 도시와 지구를 위험에 빠뜨리는 삶을 살기 원하는가. 아니면 지속 가능한 지구의 그린 시티에서 살기를 원하는가. 그 방향성을 고민하는 길을 탐색하고 실천해보자.





*J-CONNECT 매거진 가을호(Vol.11)의 내용을 온라인에 맞춰 게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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