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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제이커넥트 May 26. 2021

제주센터 투자조합 결성 대담 ②

: 지역혁신 창업 생태계 조성 지역의 힘으로

투자조합 성공 위한 운영방식


고미 투자조합에서 투자한 스타트업이 수익이 없거나 손해를 볼 수도 있는데요. 이런 경우는 어떻게 되나요?

전정환 투자조합은 투자 기업을 결정할 때 공공예산으로 시드머니를 투자하는 때보다 기업의 수익 창출과 성장성을 더 보게 됩니다. 시드머니는 다양한 스타트업에 성장 기회를 준다는 접근이지만, 투자조합은 성장을 도우며 투자 수익을 달성하기 위해서도 상당한 노력을 합니다. 아직까지는 서울과 지역 간 투자 생태계의 격차가 매우 큽니다. 지역 스타트업은 지역에서만 할 수 있는 전략 등 잠재력이 있음에도 서울의 벤처캐피털 회사는 지역 기업에 투자 자체를 안 하는 경향이 있거든요. 지역 투자자들은 가까이서 본다는 장점에 더해 투자자도 같이 성장하는 차이점이 있어요. 옆에서 성장을 지켜보고 공부하며 지원하다 보면 더 좋은 투자가 가능해집니다. 이것이 지역 스타트업 투자는 서울의 투자자보다 지역 투자자가 유리한 이유고요.

정은숙 제주여민회 정책위원장

정은숙 투자조합은 ‘리스크가 있어도 현실성 있는 투자’ 라는 것이 중요한 것 같아요. 저는 자산가도, 사업자도 아니지만 젠더 경제 관점에서 나를 성장시키고 후배도 성장시키고, 공익적인 것까지 담보할 수 있다는 것에 매료됐어요. 다만 공익을 너무 강조하기보다 ‘나도 할 수 있는 투자’라는 생각이 들어야 더 많은 참여가 이뤄질 수 있을 것 같아요.






고미 기부처럼 설명하면 자산가나 큰 뜻을 가진 사람 외에는 망설이는 경우가 많을 것 같긴 해요.

전정환 기부하는 것과는 다릅니다. ‘이제는 기부 대신 투자’라는 점으로 투자자 설득에 나서고 있어요. 기부금은 일회성으로 끝나는데 투자는 함께 성장하는 것이고, 재무적 보상이 뒤따르면 다시 투자하면서 스타트업 생태계를 키워 나갈 수 있죠. 그런 면에서 경제적 자본, 사회적 자본, 지적 자본을 함께 올릴 수 있는 것이 도민 자본의 선순환이라고 생각합니다.

오경수 여러 투자가 있죠. 보통의 투자는 시간과 돈과 투자했을 때 거둘 수 있는 투자자본 수익률(ROI)을 따집니다. 하지만 투자조합은 주식·부동산 투자나 장학금 등 기부와 무엇이 다른가를 분명히 해야 해요. 단순히 돈을 벌자는 것이 아닌 복합적인 목적이 있기 때문이에요. 우선 첫째로 투자조합은 수익률이 최소한 정기예금보다 높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있는데, 이를 만족시키기 위해 운영자가 적합한 투자처를 찾을 의무가 있습니다. 둘째로 주식 투자자가 주가에 관심 많은 것처럼 투자 기업에 조언하면서 관심과 사랑을 쏟습니다. 셋째는 사람에 대한 투자예요. 벤처, 스타트업 등 훌륭한 기업가를 키우는 것이 장학금을 주는 것보다 실패하더라도 재기할 수 있는 인재를 만들 수 있죠. 장학금은 성장 후 연결이 안 돼요. 정상적인 수익을 바라는 마음 외에도 새로운 트렌드에 맞춰 가능성을 발굴하고 투자하는 미래지향적인 감성을 가진 투자자로서 사회 변화를 이끌고 투자한 기업가가 좋은 인재로 거듭나기 바라는 마음, 마지막으로 사회에 공헌할 수 있는 마음이 중요한 것 같습니다. 이 같은 투자조합 참여의 이유를 만들어줘야 하죠.

정은숙 공감해요. 이주민 입장에서 이야기하면 서울에도 투자를 진행하는 곳이 많지만 제주에서의 투자는 일하면서 내 눈에 보인다는 것이 달라요. 제주는 한 발 나서면 기업을 만날 수 있고, 접근성이 완전히 다른 공간이에요. 고향이 아니어도 손으로 만질 수 있는 기업이 옆에서 커나가는 것을 볼 수 있는 곳이 제주거든요.



까다로운 투자 기업 심사 ‘가치·소통 지향’


고미 투자자에게 수익을 돌려주기 위해서는 경쟁력 있는 스타트업을 발굴하는 것이 중요할 것 같아요.

전정환 투자조합은 두 가지 종류의 조합원이 있습니다. 하나는 출자자인 조합원이고, 또 하나는 제주창조경제혁신센터와 크립톤이 하는 업무집행조합원이에요. 크립톤은 국내 최장수 액셀러레이터로서 많은 기업을 코스닥 상장시킨 경험이 있어요. 지역 스타트업 투자도 활발하게 해서 3년 전 제주에서 투자조합을 구성해 재주상회, 캐치잇플레이, 컨텍에 성공적으로 투자하여 기업을 성장시킨 바 있죠. 크립톤과 제주센터는 수년간 파트너십 관계에 있는데, 투자할 기업을 결정하는 데 있어 세심하게 살펴보면서 목표치를 높게 설정하고 있습니다. 3~4년 전에는 스타트업이 많지 않았지만 현재는 역량 있는 제주 스타트업이 많아졌어요. 매년 좋은 투자기업을 3개 이상 선정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죠. 다만 아직까지 정부 모태펀드로 규모를 키우는 것보다 알차게 투자조합을 운영해나가며 향후 규모가 점차 커질 수 있도록 할 계획입니다.

정은숙 2030세대도 다들 주식 투자 열풍이에요. 가상화폐 투자도 많이 하고요. 딱히 보장된 것도 아니지만 상장에 대한 기대감과 믿음이 있는 것 같아요. 하지만 이런 투자가 낯선 사람도 많아요. 투자조합의 역사가 쌓이면 투자하는 사람들을 보면서 ‘나도 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하는 사람이 많아질 거예요. 여러 단계를 거쳐 심사하기 때문에 오히려 주식보다 안전할 수 있고 훨씬 현실적이고요. 제대로 투자한다는 것을 전제로 주식보다 리스크가 적죠. 1년에 3000만 원 이내로 꾸준히 투자하는 분들이 많은데, 3000만 원까지는 출자하면 정부가 환급해 줘요. 기본적으로 수익률이 주식 이상 되도록 정부가 마련해 준 부분도 있죠. 지금은 투자조합으로 하지만 자연스럽게 기업을 선택해서 엔젤투자하는 분들도 늘어날 것으로 생각해요. 다만 제주라는 공간을 사랑하는 입장에서 기관이 투자를 결정할 때는 기준이 공익적일 것, 환경친화적일 것, 제주의 미래비전을 담을 것 등 선정 기준에 수익 외의 지향점도 있었으면 해요. 투자심의위원회라는 집단 체계가 그런 지향점을 잘 가져갈 수 있을 것 같아요.


고덕훈 영농조합법인 탐라인 대표

고덕훈 제주도의 입장에서 지역에서 출발한 스타트업을 키울 것인지, 스타트업하기 좋은 도시라는 이미지를 위해 이주해오는 육지 기업을 키울 것인지 방향성과 계획이 있어야 해요. 둘 다 필요한 것이지만 이전해오는 기업과 똑같은 대우는 섭섭할 수밖에 없어요. 차별이 아닌 선에서 방법을 찾을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오경수 도민들 가운데 가상화폐 투자 등에 적극적이지 않은 이유가 도민들은 먼저 나서기보다 일단 지켜보는 경우가 많아요. 첫 단추가 가장 중요하죠. 투자 운영 기관과 투자 받은 기업 모두 우수하고 신뢰가 있어야 안심하고 투자할 수 있어요. 또 투자심사나 기업체 방문 등 프로세스에 조합원들을 자꾸 참여시켜야 애정이 생겨요. 같이 공부하는 문화가 필요합니다. 제주는 소통이 매우 중요해요.

전정환 제주센터의 핵심 목표 중 하나가 스타트업 커뮤니티를 조성하는 것입니다. 재작년에 엔젤투자자 커뮤니티를 만들었는데 코로나19로 연락을 자주 못 드렸지만 올해보다 활성화할 계획입니다. 스타트업의 도시가 된 콜로라도 볼더시도 20년이 걸렸어요. 지금부터 20년을 내다봐야 한다고 봅니다. 포틀랜드도 투자조합 역할이 컸어요. 투자자들에게 보람과 이익을 주면서 지역의 가치를 살릴 수 있는 세심한 투자로 스타트업아일랜드 제주를 만들어가겠습니다.

오경수 뉴욕 주재원 시절 실리콘밸리를 가 보니 세계 각지의 디지털 노마드들로 창업의 허브가 돼 있었어요. 제주도 역시 200개 이상의 스타트업이 와 있고, 청정 제주에서 릴랙스하면서 창업하는 청년들도 늘고 있죠. 문화감수성이 풍부한 MZ 세대가 즐기면서 창업하는 분위기가 되면 제5의 물결과 같이 저절로 인구가 유입되고 파급효과로 제주에 새로운 문화나 역동성이 만들어질 것으로 기대합니다.




대담자

전정환 제주센터장, 고미 제민일보 편집국장, 오경수 제주미래가치포럼 의장, 정은숙 제주여민회 정책위원장, 고덕훈 영농조합법인 탐라인 대표

기획 및 발행 제주창조경제혁신센터│제작 세일포커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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